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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대성, 호주 야구국가대표 유니폼 입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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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대성, 호주 야구국가대표 유니폼 입나

입력
2012.09.1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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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대성(43ㆍ시드니 블루삭스)이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전격적으로 호주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호주 야구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호주야구협회가 자국 리그에서 최고의 소방수로 활약 중인 구대성에게 내년 3월 열리는 WBC에서 국가대표로 뛰어 줄 것을 요청했고, 구대성이 긍정적인 답변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야구선수 사상 획기적인 사건이다. 귀화를 통해 국기를 바꿔 달고 국제대회에 출전한 한국 스포츠 선수가 몇몇 있었지만 야구는 처음이다.

구대성은 2006년 열린 초대 WBC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끈 주인공. 아마추어 시절부터 '일본 킬러'로 명성을 떨친 구대성은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호주 야구를 평정하고 있다. 2010년과 지난해 2년 연속으로 호주 리그 구원왕을 차지했다. 2010년엔 18경기에 출전해 27이닝을 던져 2승1패12세이브에 평균자책점 1.00을 기록했고, 지난해엔 14경기에서 16이닝을 던지며 3패8세이브에 평균자책점 3.38을 올렸다. 2010년엔 팀을 정규시즌 1위로 이끌었고, 4위에 오른 지난해엔 포스트시즌에서만 3개의 세이브를 따내기도 했다.

한국인 최초로 한국과 일본, 미국, 호주 4개국 리그를 경험한 구대성은 WBC에서도 사상 처음으로 2개국에서 뛰는 진기록을 남길 전망이다. 호주 대표팀의 왼손 스페셜리스트로 활약할 예정인 구대성의 첫 상대는 한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호주는 한국, 네덜란드, 대만과 함께 본선 1라운드 한 조에 배정됐다.

남은 건 절차다. 구대성이 호주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호주 국적을 얻어야 한다. 외국 국적을 소유하려면 귀화 절차를 밟아 그 나라의 시민권을 취득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WBC는 올림픽 등 다른 국제대회와 달리 국적에 관한 규정이 관대하다. 부모의 국적에 따를 수도 있고, 시민권 외에 영주권만 있어도 국가대표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복수 국적이 허용되지 않는 우리나라 국적법상 구대성이 한국 국적을 포기해야 하는 시민권보다 영주권만 얻어 호주 대표로 뛰게 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얻는 과정도 까다롭지만 호주야구협회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993년 빙그레에 입단해 12시즌 통산 67승71패214세이브를 기록한 구대성은 2010년 은퇴 후 곧바로 가족과 함께 호주로 건너가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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