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을장마'가 '여름장마'보다 배에 가까운 비를 뿌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2일부터 시작된 가을장마는 목요일인 13일에는 전국에, 주말인 15일부터는 남해안 지방을 중심으로 비를 뿌릴 것으로 전망됐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폭염이 물러가고 가을장마가 시작된 후부터 지난 9일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은 481.6㎜로, 지난 7월 17일 종료된 여름장마 때 전국 평균 강수량의 1.65배(292.1㎜)다.
가을장마 기간에는 전국 45개 기상 관측 지점 가운데 서산이 708.7㎜로 평년 강수량의 3배에 달하는 가장 많은 비가 내렸고, 남해, 장흥, 부안, 여수 등 서ㆍ남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 호우가 쏟아졌다. 서울도 558.6㎜가 내려 여름장마 때 강수량(423.3㎜)보다 많았다.
올해 가을장마가 유난스러운 것은 잦은 게릴라성 호우와 지난달 말 2개의 태풍 '볼라벤(15호)'과 '덴빈(14호)'이 잇따라 우리나라를 방문하면서 일부 지역에 폭우를 퍼부었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여름장마 기간이 평년보다 짧았고, 폭염으로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가을장마가 더 두드러지는 측면도 있다"며 "북서쪽에서 상층 기압골이 내려와 비가 자주 내리는 강수 형태가 이달 중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필리핀 마닐라 동남동쪽 해상에서 발생해 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는 제16호 태풍 '산바'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됐다. 마카오 지명인 산바는 11일 오후 3시 현재 중심기압 1,000헥토파스칼(hPa)에 최대 풍속 초속 18㎙, 강풍 반경 200㎞의 약하고 작은 태풍. 북서진 하고 있는 산바는 14일 오후 강한 중형 태풍으로 커질 전망이다.
김태룡 기상청 국가태풍센터장은 "산바는 태풍 발생 구역의 해수면 온도가 연중 가장 높은 시기에 발생해 그 만큼 강하게 발달할 가능성이 크다"며 "9월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에서 물러나는 시기여서 이때 발생한 태풍이 고기압 가장 자리를 타고 한반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데 산바 역시 한반도를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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