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인(40)씨는 스무살 때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희귀병에 걸린 지체 1급 장애인이다. 척추관절에 생긴 염증으로 관절의 움직임이 둔해진 박씨는 10년간 물리치료와 재활훈련을 받을 정도로 몸이 불편했다.
그러나 박씨는 매년 한 가지 이상 자격증을 따겠다는 목표로 학업에 열중했다. 그렇게 취득한 자격증이 정보처리기사, 사회복지사, 사회조사분석사 등 10가지가 넘는다. 지난해엔 전국장애인기능대회 컴퓨터수리 부문에서 1위에 입상할 정도로 기술력을 갖췄다. 장애인복지관에서 근무하던 박씨는 올해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중증장애인 공무원 채용시험에 합격해 고용노동부 서울서부고용센터 행정 9급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박씨처럼 중증장애를 극복하고 올해 공무원으로 임용되는 장애인은 모두 26명이다. 행안부는 경력이나 자격증이 있는 중증 장애인을 대상으로 실시된 공무원 경쟁채용시험에 278명이 응시해 17개 부처에서 26명을 최종 선발했다고 11일 밝혔다.
7세때 사고로 오른손을 잃었으나 전통무예인 수박도로 몸을 단련해온 전권세(35)씨도 외교통상부 전산 7급에 합격했다. 전씨는 지난해 한국인터넷진흥원 근무 당시 팩스를 통한 불법스팸프로그램을 고안해 팩스 스패머 검거에 공을 세운 바 있다.
정부는 2008년부터 중증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한 경력경쟁채용제도를 도입해 첫해 18명을 선발한 이후 2009년 18명, 2010년 14명, 지난해 25명을 뽑았다. 합격자들은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직무기술 교육과 현장실습을 거친 뒤 각 부처에 배치될 예정이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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