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을 위해서라도 시즌 끝까지 포기는 없다."
'가을 야구를 할 수 없는 눈물의 의미를 뼈저리게 느껴야 한다'고 이야기하던 김기태 LG 감독은 10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다시 한번 힘줘 말했다.
LG 선수들이 화답했다. '자기 반성'을 몸으로 보여주려는 듯 열심히 던지고 뛰었다. 그리고 7-1의 의미 있는 승리를 따내며 지난 5월18일부터 20일까지 잠실 두산전 이후 113일만에 '3연전 싹쓸이'를 기록했다. 3연승도 지난달 16일 잠실 KIA전부터 18일 대전 한화전까지 기록한 4연승 이후 처음이다.
경기를 하는 선수들이 최선을 다 하지 않으면 감독의 어떤 각오나 목표도 퇴색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멀어진 LG 선수들이지만 올 시즌만은 지난해까지와 달랐다.'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최대한 편하게 믿고 맡긴 김 감독에 게 바뀐 마음을 전하려는 의지가 뚜렷했다. 비록'가을 잔치'입성은 어려워졌지만 LG가 남다른 집중력을 발휘하며 김 감독과 잠실구장을 메운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최고참 최동수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 감독님 같은 분 밑에서 야구를 하는 건 행운이다. 선수들이 성적 부진에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하다"고 고백했다.
최동수는 2-1로 앞선 3회말 무사 1ㆍ3루에서 점수를 벌리는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솔선수범했다. 주장 이병규도 앞선 무사 2ㆍ3루 동점 상황에서 결승 우전 적시타를 때렸다. 이병규는 최동수의 희생 플라이 때 1루에서 2루로 혼신의 힘을 다해 리터치해 추가 득점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3번 이진영도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힘을 보탰다.
4강의 길목에서 LG에 녹아웃을 당한 5위 KIA는 4위 두산과 4.5경기 차로 벌어져 사실상 '가을 야구'의 꿈을 접어야 할 위기에 놓였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LG표 매운 고춧가루'는 상위 팀들의 순위 경쟁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LG는 삼성과 2경기, SK와 4경기, 롯데와 3경기, 두산과 5경기를 각각 남겨 두고 있다.
김기태 LG 감독도 경기 후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줘 감독으로서 무척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구에서는 삼성 이승엽(36)이 홈런 한방을 포함해 4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넥센을 상대로 9-4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승엽은 6회 지난달 11일 대구 LG전 이후 31일 만에 시즌 21호 솔로 아치를 쏘아 올리며 팀 승리를 자축했다. 삼성 선발 탈보트는 5.1이닝 4실점(3자책)으로 시즌 14승(2패)째를 기록, 다승 공동 선두로 뛰어 올랐다. 부산에서는 롯데가 1-1로 맞서던 4회초 주장 홍성흔의 시즌 12호 솔로 홈런에 힘입어 한화를 7-1로 꺾고 3연승을 이끌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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