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마지막 뜻에 따라 어려운 학생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계속 공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10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두 번째 고인(故人) 회원이 나왔다. 지난해 11월 사망한 노경원(당시 79)씨의 자녀들이 이날 아버지를 대신해 유산 1억원을 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이에 따라 고인은 아너소사이어티 151호 회원이 됐다.
노씨는 함남 출신으로 17세 때 북한군 학도병으로 한국전쟁에 참여했다가 남한에 오게 됐다. 혈혈단신으로 고생을 하며 건국대 경제학과를 야간 과정으로 졸업하고 1966년 공인회계사가 됐다. 이 후 자신처럼 북에서 온 실향민 자녀들을 돕기 위해 고향 이름을 딴 '이중 장학회'를 설립해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을 도왔다. 그러다 2002년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았고, 그를 병수발 하던 아내 이순자(당시 73)씨가 지난해 7월 뇌종양으로 사망한 지 4개월 뒤 노씨도 세상을 등졌다. 노씨의 장녀 정리(50)씨는 "아버지도 하늘에서 기부전달식을 보시며 기뻐하실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아너소사이어티의 첫번째 고인 회원은 지난해 루마니아 건설현장에서 사고로 세상을 떠난 서근원(당시 40세)씨로, 그의 유족들은 지난해 9월 사망보험금 2억2,000만원을 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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