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한국영화 최초로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면서 '김기덕 다시 보기'가 늘고 있다. '피에타'영화 상영관이 추가되고 좌석과 예매점유율도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것은 물론, 관련 서적 주문이 급증하고 방송 프로그램도 긴급 편성되고 있다.
수상 소식이 전해진 9일 이 영화는 전국 171개 상영관에서 511회 상영되며 전국 2만 8,975명을 모았다. 전날보다 상영관 수는 8개, 상영회수는 25회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관객수는 전날 대비 무려 60%가 증가했다.
좌석점유율도 28.3%에서 42.6%로 껑충 뛰며 9일 100개 이상의 스크린에서 상영되는 영화 중 1위를 차지했다. 예매점유율에선 10일 오후 현재 할리우드 영화 '본 레거시'(22.8%)에 이어 2위(12.3%)를 기록하고 있다. 이 영화의 8일 예매 점유율은 2.8%에 불과했다.
순수 제작비 1억 5,000만원, 마케팅과 홍보, 배급 등에 소요된 비용을 합해 총 8억 5,000만원이 투입된 '피에타'의 손익분기점은 약 25만명이다. 6일 개봉한 이 영화는 9일까지 전국 6만 8,497명을 모았다. 김 감독이 연출한 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모은 작품은 '나쁜 남자'(2002)로 당시 약 74만명을 동원했다.
영화를 찾는 관객들이 크게 늘면서 배급 규모도 확대되는 추세다. 이 영화의 배급사 뉴(NEW)의 박준경 마케팅 팀장은 "극장 측의 요청이 늘어나면서 이번 주말엔 200개 이상의 스크린에서 '피에타'가 상영될 것"이라면서 "베니스영화제 수상 효과와 TV 출연으로 인한 김 감독에 대한 관심 증가가 큰 역할을 담당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시네마는 지난 주 43개 상영관에서 상영하던 '피에타'를 이번 주말엔 63~65개로 늘릴 예정이며, CJ CGV 측도 상영관 확대를 검토 중이다.
김 감독의 전작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 예스24 관계자는 "김 감독의 영화 중 현재 판매 중인 DVD '야생동물 보호구역' '실제상황' '사마리아' '비몽' 네 편은 지난 두 달간 판매량이 전무했다가 9일 이후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서점가도 '김기덕 특수'를 맞고 있다. 김 감독이 쓴 시나리오를 황라현 작가가 소설로 각색한 는 영화제 수상 직후 주문이 늘어 출판사(가연)는 곧바로 재인쇄에 들어갔다. 가연의 김성룡 실장은 "초판 5,000부에 대한 온ㆍ오프라인 서점의 주문이 완료돼 5,000부를 재인쇄하고 있다"며 "10일 주문량만 1,800부가 넘는다"고 말했다.
김 감독과 '피에타'를 다룬 TV 프로그램도 속속 전파를 탈 예정이다. KBS '수요기획'은 지난 4월부터 4개월간 김 감독을 동행 취재한 것을 바탕으로 12일 1시간짜리 다큐멘터리 '리얼 김기덕'을 내보낼 예정이다. SBS TV '강심장'은 지난 3일에 이어 11일 김기덕 감독과 조민수, 이정진이 출연한 '피에타'특집 2탄을 방송한다. 또 tvN도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에서 방송했던 김 감독 인터뷰를 재편집하여 10일 오후 7시에 방송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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