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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세번째 도전…내달말 발사/ "더 이상 실패는 없다" 탑재대·페어링 등 조립 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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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세번째 도전…내달말 발사/ "더 이상 실패는 없다" 탑재대·페어링 등 조립 한창

입력
2012.09.0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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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전남 고흥 외나로도의 나로우주센터. 한국형 우주발사체 나로호를 쏘아올리는 세 번째 도전의 D-데이를 한달 여 앞두고 준비가 한창이다. 10월 말 발사 예정이다. 2009, 2010년 두 번의 실패를 겪은 터라 더욱 긴장하는 분위기다. 러시아에서 제작해 들여온 1단 로켓이 이상이 없는지 살피는 한편, 여기에 결합할 상단부를 조립 중이다. 나로과학위성을 싣고 갈 상단부는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 그동안 한국의 과학위성, 통신위성은 외국에서 만든 발사체에 실어 우주에 보냈다.

이날 나로우주센터 내 KSLV-Ⅰ 상단통제실. 기능 검사를 끝낸 나로과학위성, 킥모터, 페어링, 상단 탑재대조합체(VEB)가 조립에 들어갔다.

"두 번 돌립시다. 하나, 둘."

연구원 두 명이 구령을 넣으며 손잡이를 돌리자 킥모터 받침대가 아래로 내려가면서 킥모터가 25m 높이 크레인에 매달린 채 공중에 붕 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나로호체계종합팀의 원유진 선임연구원은 "킥모터가 받는 중력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이라며 "크레인으로 들어 올리면 중력 때문에 킥모터에 무리가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로호의 2단 로켓인 킥모터는 1단 로켓 분리 후 300㎞ 상공에서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역할을 한다. 킥모터의 무게는 180kg이다.

방진복을 입은 연구원 10여명은 천천히 조심스럽게 크레인을 움직여 킥모터와 VEB의 거리를 좁혔다. VEB에 달린 핀 8개가 킥모터와 꼭 맞물리자 볼트 30여개를 박아 고정시켰다. VEB는 우주센터와의 통신, 자세 제어 등 2단 로켓에서 머리 역할을 한다. 오후 1시에 시작한 작업은 4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원 선임연구원은 "9월 말까지 나로호 상단부 조립을 모두 끝내고 10월 초에 1단 로켓과 상단부를 결합할 계획"이라고 했다.

옆에 있는 발사체종합조립동에선 1단 로켓 기능 검사가 한창이었다. 러시아 흐루니체프사가 제작한 길이 25m의 이 로켓은 러시아에서 비행기에 싣고 김해공항에 들어와 배를 타고 이달 1일 나로우주센터에 도착했다.

항우연과 후루니체프사 연구원들은 각종 장비를 조정하는 전기회로를 검사하고 이상이 없는지 꼼꼼히 살폈다. 조립된 상태로 들여왔지만 러시아에서 나로우주센터까지 오는 동안 결함이 생겼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령 1단 로켓 연료통에 20㎛(마이크로미터ㆍ1㎛는 백만분의 1m) 크기의 작은 금속이라도 들어가면 큰 일이 벌어질 수 있다. 1단 로켓은 95톤 연료를 4분 만에 태우는데, 이때 금속이 연료를 빨아들이는 터보펌프로 들어가면 높은 열을 받아 발화하면서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 현재 러시아 기술자 106명이 점검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항우연의 한 연구원은 "러시아 연구진이 2010년 나로호 2차 발사 때까지만 해도 여유 있는 모습이었으나 이번에는 평일 야근은 물론 주말에도 나와 꼼꼼히 챙기며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고 전했다.

모든 검사를 마치면 10월 초 1단 로켓과 상단부를 조립한다는 계획이다. 눕혀 놓은 채 조립하는 방식을 택했다. 조립한 뒤 일으켜 세워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세워 놓고 할 때보다 미세 조정이 수월한 장점이 있다. 발사대까지 경사 15도 되는 오르막길을 오르는 데도 눕혀서 옮기는 게 더 쉽다. 연료, 산화제 주입 등 발사대 관련 시스템 273개의 기능 점검은 지난달 31일 이미 끝낸 상태다.

세 번째 도전을 앞둔 나로호 발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기상. 이 로켓을 쏘아 올리려면 바람이 초속 15m 이하로 불어야 한다. 낙뢰도 변수다. 발사 후 낙뢰를 맞거나 정전기가 가득한 구름 속을 지나게 되면 나로호의 전자기기가 고장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센터 반경 150㎞ 내 5곳에 낙뢰 감지 시스템을 설치했고, 발사장 인근 마복산의 기상레이더는 구름 안에 정전기가 있는지를 살핀다. 민경주 나로우주센터장은 "1,2차 발사로 시행 착오를 겪은 만큼 이번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흥=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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