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음주율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달 발표한 '2010년 국민 건강 통계'에 따르면 월 1회 이상 술 마시는 비율은 남성 77.1%, 여성 41.3%로 2005년(남성 72.6%ㆍ여성 36.9%)보다 늘어났다. 같은 기간 고위험 음주자 역시 18% 증가했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으로 고위험 음주자는 남성의 경우 1회 평균 소주 7잔(여성은 소주 5잔) 이상을 주 2회 이상 마시는 사람을 말한다.
이와 관련해 최근 만성적인 과음이 뇌에 악영향을 미쳐 우울증을 불러일으키고, 스트레스에 취약하게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의대 연구진은 운전면허가 취소될 정도보다 두 배 많은 알콜을 한 달 동안 쥐에게 매일 주입했다. 다른 집단의 쥐에게는 알콜을 투여하지 않았다. 동시에 연구진은 양쪽 집단 모두에게 짧은 신호음과 함께 약한 전기충격을 가했다. 신호가 울리면 전기충격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한 것이다.
충격을 주지 않은 채 신호만 울렸을 때 일반 쥐들은 점차 두려움을 느끼지 않게 됐다. 그러나 만성 과음을 겪은 쥐는 신호만 울려도 크게 두려워하면서 그 자리에 곧잘 얼어붙었다. 연구진은 "과음을 한 쥐의 뇌는 전두엽 부위의 신경세포가 일반 쥐와 달랐다"면서 "만성 과음이 뇌의 회로를 재편해 인식 담당 부위가 감정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뇌가 과거에 겪은 정신적 충격의 후유증에서 벗어나는 것을 만성 과음이 어렵게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어도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회복이 더딘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달 2일 과학학술지 <네이처> 의 자매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에 소개됐다. 네이처> 네이처>
변태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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