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안철수 불출마 협박' 논란을 불러 일으킨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와 이를 반박한 새누리당 정준길 공보위원은 27년 지기다.
두 사람은 서울대 법대를 1986년에 입학한 동기생이고 모두 검사 출신 변호사다. 두 사람이 입학할 당시 서울대 법대는 정원이 280명으로 이름 순에 따라 분반했는데 금 변호사는 A반, 정 공보위원은 B반이었다. 2학년 때부터는 사법학과와 공법학과로 나뉘었는데 두 사람은 공법학과를 졸업했다. 금 변호사와 정 위원은 각각 92년, 93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정 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학교 다닐 때는 절친하지는 않았지만 대학 졸업 뒤 (86학번)동문회장을 맡으면서 모임을 정기적으로 해왔고 그 과정에서 금 변호사와 자주 만나 여러 얘기를 나눈 절친한 친구 사이"라고 말했다.
서울 출생인 금 변호사는 2006년 서울 중앙지검 근무 당시 한겨레신문에 '현직 검사가 말하는 수사 제대로 받는 법'이란 칼럼을 게재했다가 내부에서 논란이 돼 검사직을 사퇴하고 변호사로 개업했다. 금 변호사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원순 후보의 멘토단에 참여하면서 정치권에 모습을 나타냈고 안 원장과의 인연도 이 때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 변호사는 지난 7월 안 원장의 <안철수의 생각> 출간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고, 이후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안 원장에 대한 의혹을 해명하는 등 안 원장 측근으로 활동했다. 안철수의>
경남 진주 출신인 정 위원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대검 중수부 등에서 근무한 '특수통' 검사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003년 대검 중수부의 한나라당 불법 대선자금 수사팀에 합류했는데 당시 중수부장이 현재 안대희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이다. 정 위원은 검사복을 벗은 뒤 CJ에 입사해 법률자문을 맡으며 법조계를 잠시 떠났다가 다시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로 복귀했다. 그는 2011년 대한변호사협회 수석 대변인을 역임한 뒤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서울 광진 을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27년 이어 온 두 사람의 우정은 최근 대선을 앞두고 서로 다른 길을 택하면서 금이 갔다.
정 위원은 지난달부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경쟁자인 안철수 원장에 대한 공세에 초점을 둔 글을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자주 올리며 사실상 안 원장의 '저격수'역할을 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
정 위원은 이날 금 변호사의 폭로 기자회견 직전까지 약 2시간 동안 트위터에 안 원장 의혹과 관련해 20여건의 글을 올렸다. 특히 정 위원은 안 원장에 대한 의혹 기사를 링크하면서 "어느 정도 내용이면 핵폭탄 일까요?"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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