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유전자 변형 쌀에 대한 인체 실험이 실시됐다는 미국 대학의 논문이 발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건은 지난달 미국임상영양학저널에 '황금미의 베타(β)-카로티노이드와 오일캡슐의 β-카로티노이드의 아동에 대한 비타민 A 공급 효과'란 논문이 발표되며 불거졌다. 미 터프츠대 연구팀은 논문에서 2008년부터 중국 후난(湖南)성 헝양(衡陽)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황금미'라는 이름의 유전자 변형 쌀을 6~8세의 학생에게 먹여 카로틴이 풍부한 이 쌀이 비타민 A를 효과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중국에서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유전자 변형 쌀을 어린이에게 먹인 것은 용납될 수 없다는 비난과 함께 미국 대학이 비윤리적 연구를 중국에서 한 것은 중국을 무시한 처사란 목소리가 높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터프츠대는 해당 실험이 미국과 중국의 승인을 받았고 부모의 동의도 얻어 진행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논문의 저자로 이름을 올린 중국인과 후난성의 관련 부서들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저자 중 한명인 후난성 질병관리및예방중심 직원 후위밍(胡余明)은 논문에 대해 아는 바가 없고 자신이 어떻게 저자 명단에 들어갔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인민일보가 5일 전했다. 또 다른 저자인 중국질병관리중심의 영양및식품안전연구소 연구원 인스안(蔭士安)도 "논문 중에 있는 시금치와 β-카로티노이드 관련 실험은 그 내용을 알지만, 황금미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밝혔다. 후난성 농업부와 헝양시 정부도 황금미 실험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2008년 헝양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채소에 포함된 카로틴이 어린이 체내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되는 것과 관련한 실험은 했다고 시인, 의문이 여전한 상태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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