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호 롯데 감독은 9월 들어 총력전을 선언했다. 2위 자리를 굳히기를 위해 부진한 선발을 일찍 내리고 불펜을 총동원하겠다고 했다. 4일 부산 롯데-KIA전. 양 감독은 이날도 선발 이정민이 4.1이닝 동안 2실점 해 경기 중반 1-2로 끌려가자 왼손 강영식을 곧바로 마운드에 올렸다.
롯데 손아섭(24)이 양 감독의 전략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손아섭은 이날 3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 7회 2사 만루에서 싹쓸이 결승 2루타를 터뜨리며 4-2 승리를 이끌었다. 앞선 3타석에서 안타를 때리지 못한 손아섭은 단 한 번의 찬스에서 클러치능력을 과시하며 롯데의 2위 굳히기를 이끌었다. 1승을 위해 마운드를 총동원한 롯데는 손아섭의 한 방으로 웃을 수 있었다.
그 동안 손아섭은 타격 밸런스가 완벽하지 않아 마음 고생이 심했다. 시즌 내내 3할 넘는 타율을 유지하고도 "올해 타격감이 좋았던 적이 없다. 무엇인가 부족하다. 답답하다"고 하소연 했다.
'독종'답게 비디오와 사진 분석에 매달렸다. 새벽까지 밤잠을 설치면서 지난해 좋았던 타격감을 찾고자 했다. 코칭스태프와 손아섭이 발견한 문제점은 팔꿈치의 위치. 타격 시작 전부터 양 팔꿈치가 벌어져 타구에 힘이 실리지 않았다. 손아섭은 지난 2일부터 미세하게 타격폼을 수정했다.
7회 결승타 장면은 모처럼 타구에 힘이 실렸다. KIA 수비가 전진 수비한 탓도 있지만, 오른손 투수 박지훈의 포크볼을 결대로 밀어쳐 주자 3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볼카운트는 1볼-2스트라이크. 다소 타이밍이 늦었지만 손아섭은 끝까지 팔을 뻗으면서 장타를 만들어냈다. 지난 며칠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손아섭은 경기 후 "중요한 경기였기 때문에 더욱 집중했다. KIA 선발 소사에게 삼진만 2개를 당해 반드시 치고 싶었다"며 "박정태 타격 코치의 조언이 큰 힘이 됐고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대구에서는 LG가 선두 삼성을 6-3으로 제압했다. LG 선발 신재웅은 5이닝 6안타 2실점으로 시즌 3승(1패)째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LG는 시즌 47승4무60패가 됐고 3연승에 실패한 삼성은 64승2무44패가 됐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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