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북구스타일입니다”
아이슬란드 출신으로 글로벌가구 브랜드인 이케아, 프린츠 한센 등과 협업해온 가구 디자이너 시가 헤이미스(사진)는 4일 본지 인터뷰에서 “세계적인 경기불황으로 가구도 화려하고 복잡하기 보다는 단순하면서도 실용적인 스타일이 대세가 됐다”고 말했다.
유럽가구는 귀족적이고 고풍스러운 이탈리아 스타일과 실용성이 최우선시되는 현대적 디자인의 북유럽 스타일로 대별되는 상황. 그는 “경제가 어려워지고 바쁘게 일하는 것이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다 보니 모두 집에서만큼은 쉬고 싶어한다”며 “작지만 실용적이고 친환경적으로 편안함을 주는 (북유럽풍의) 가구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 점에선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인들을 위한 가구 제작을 위해 5군데 한국 가정을 방문했다. 그가 발견한 것은 좁은 공간에 많은 수납을 필요로 하고, 아이들과 함께 즐길 공간이 요구된다는 것. 이에 착안해 그는 디자인은 단순하면서도 공간 활용도와 기능성을 높인 의자와 수납장, 탁자 등을 제작했다.
하지만 한국 시장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게 두 가지가 있다. 바로 좌식의자와 다양한 디자인의 전등이다. 헤이미스는 “유럽이나 미국에선 좌식의자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에선 바닥 생활이 많은 점을 고려해 디자인을 단순화하면서도 편안한 의자를 제작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한국 가정은 형광등 하나로 거실을 환하게 밝혀 마치 병원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지만 유럽에서는 상황에 따라 다른 조명을 쓴다”며 “이번에 출시한 다양한 디자인의 소형 전등을 통해 다양한 분위기를 즐겨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가 가구 디자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단순함과 실용성. 헤이미스는 “불필요한 장식을 없애 수공비용을 줄이고, 해당 지역 업체와 연계해 대량 생산, 구매를 통해 단가를 낮추고, 가구 크기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낮추고 있다”며 “이 모든 것에 디자이너의 창의력이 발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헤이미스는 가구 디자이너로서의 사회적 책임도 강조하고 있다. 그는 “가구 제작을 위한 재료 선정부터 제작 과정까지 관여하면서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지역 업체와 협력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다”고 전했다.
더 나아가 올해 미국 뉴욕에 있는 코닝 뮤지엄과 함께 사람의 눈, 심장, 간 등 장기를 유리작품으로 제작하는 전시회를 열고 있다. 장기기증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그는 “전시회를 계기로 뉴욕과 아이슬란드에서 장기기증에 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며 “2014년에는 유리로 만든 장기 작품에 대한 개인전도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세계 이마트의 생활브랜드 자주와 협업을 통한 가구 출시를 기념해 방한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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