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획득한 금메달. 그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그 동안 고생했던 것들 이 주마등처럼 스쳐간 휠체어 탁구 대표팀의 김영건(28ㆍ광주시청)은 시상대 꼭대기에 올라 벅찬 감동에 휩싸였다.
김영건이 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엑셀 노스 아레나 탁구 경기장에서 열린 2012 런던패럴림픽 남자 단식 클래스4 결승에서 장얀(중국)을 3-1(14-12 11-9 12-14 11-9)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영건은 1, 2세트를 내리 따내며 경기 분위기를 가져왔다. 3세트를 6-0까지 앞서며 승리가 눈앞에 보였지만 방심한 탓인지 듀스 끝에 12-14로 내주고 말았다. 뼈아픈 역전패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은 김영건은 4세트를 11-9로 승리하며 경기를 그대로 마무리 지었다.
그는 8년 전인 2004 아테네패럴림픽 탁구 남자단식ㆍ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 2관왕에 올랐지만 4년 후인 베이징대회 때는 무관에 그쳤다. 2008 베이징패럴림픽 때부터 장애인 선수와 비장애인 선수의 연금 규정이 동일하게 적용됐지만 2004년까지만 해도 올림픽과는 달리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도 포상금은 없었고 연금 혜택도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생계의 어려움에 직면한 그는 탁구를 그만둘 생각을 수없이 했다.
그러나 고교 1학년 때부터 그와 함께 했던 탁구 라켓을 차마 놓을 수 없었다. 그는 베이징대회 때를 떠올리며 이를 악물고 훈련을 거듭했다.
의미 있는 세 번째 금메달을 따낸 김영건은 경기 후 "탁구를 그만두지 않기를 잘한 것 같다"고 미소 지은 뒤 "베이징패럴림픽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냈는데 오늘 금메달을 따서 감회가 남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대회인 2016 리우패럴림픽에도 참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영건은 6일 탁구 단체전에서 2관왕을 노린다.
남자 탁구 단식 클래스2에 출전한 김경묵(47)도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날 금1, 은1개를 추가한 한국은 종합 순위 14위(금4, 은3, 동4)에 자리했다.
한편 사상 처음으로 패럴림픽 무대를 밟은 북한의 유일한 출전 선수인 림주성(17)은 수영 남자 자유형 50m S6 예선 2조 경기에서 47초87의 성적으로 6위에 그쳐 탈락했다. 림주성은 1위 로렌조 페레즈 에스칼로나(쿠바. 29초98)에 무려 17초89 취지며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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