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가 돌아온다'는 속담이 있을 만큼 가을철 별미로 손꼽히는 전어. 산란기가 끝난 9~11월 살이 오르고 고소해져, 이때 먹는 전어는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국내에선 경남 사천과 충남 서천 지역이 전어 잡이로 유명하다.
전어를 잡는 방법은 다양하다. 눈으로 전어의 움직임을 확인하는가 하면, 어군탐지기로 전어 떼를 찾아 그물을 던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동속도가 워낙 빨라 전어 떼를 발견하고 그물을 던져도 빈 손일 때가 많다. 그물을 던지고, 다시 엄청난 무게의 그물을 끌어 올리는 고된 작업의 연속. 5, 6일 밤 10시 50분에 EBS '극한의 직업'에선 밤낮없이 바다에서 전어 잡는 사람들의 일상을 취재했다.
충남 서천 마량 포구, 이곳은 8월 중순부터 전어 잡이 조업으로 분주해진다. 고대 중국의 화폐 모양과 닮았다고 해 돈 전(錢)자를 써서 전어(錢魚)라 불리는 이 생선은 가을 바다가 주는 선물이다. 많이 잡던 시절에는 하루에 10톤, 약 5,000만 원을 번 적도 있다.
전어 떼를 찾은 선장이 "투망"이라 외치자 배는 큰 원을 그리며 지름 300m가 넘는 그물을 바다에 던진다. 작업 완료까지 걸리는 시간은 1, 2분. 신속히 이뤄져야 하는 터라 선원들은 항상 긴장의 연속이다.
남해 전어 잡이를 대표하는 곳은 경남 사천이다. 그 끝자락에 위치한 조용한 어촌 마을 대포항. 한 부부가 새벽 전어 잡이를 위해 바다로 나선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지만 부부는 어둠을 뚫고 유유히 출항한다. 부부는 전어를 잡아 자식들을 키우고, 지금껏 생계를 이어왔다. 그러나 어군탐지기가 없어 오로지 선장의 오랜 경험에 의존해야 했던 터라 그물을 던져도 빈 그물로 돌아올 때가 많았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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