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명 통일교 총재가 3일 별세하면서 북한 당국이 남측에 어떤 방식으로 조의를 표시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평안북도 정주 출신인 문 총재는 평소 북한과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1991년 11월 북한에서 김일성 주석을 만나 나진ㆍ선봉지구 투자, 금강산관광지구 합작 개발 등에 합의한 이래 지난 20년간 남북 협력 사업을 주도해왔다. 통일교는 북한 남포의 평화자동차를 비롯 평양 보통강호텔과 평화주유소 등 7,8개 현지 법인을 직접 경영하고 있다.
이 같은 관계 때문에라도 북한이 남측에 조문단을 보내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문 총재는 김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조문단을 파견한 바 있다. 문 총재는 94년 7월 김 주석이 사망하자 박보희 당시 세계일보 사장을, 지난해 12월 김 국방위원장이 사망했을 때는 7남인 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을 보내 조문토록 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이에 답하는 차원에서라도 남측에 조문단을 보낼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조문단을 보내올 경우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실제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인 2009년 8월 북한은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등 6명의 조문단을 보내왔고,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을 갖고 남북관계 현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이 조문단 파견 대신 북한 내 조문소 설치나 조전을 보내는 선에서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극도로 경색된 남북관계 때문이다.
지난해 김 위원장 사망 당시 우리 정부가 조문단 파견을 불허하자 북한은 "다시는 상종하지 않겠다"고 강한 불쾌감을 토로하며 남측과의 모든 대화를 중단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특히 북한은 최근 한국과 미국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대해 "김정은 1위원장이 반공격전을 위한 작전계획에 서명했다"고 밝히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 사망 때 조문단을 보내지 않은 남측에 북한이 먼저 조문단을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은 남포에 있는 평화자동차에 조문소가 설치되면 조의를 표하거나 조전을 보내는 등의 방법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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