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수입 브랜드들이 국내 소비자를 '봉' 취급하는 행태가 아예 관행화 하는 양상이다. BMW 승용차의 국내 판매가격이 미국보다 70%나 비싼 건 1% 부자들의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유모차나 가전제품 같은 생활용품에까지 바가지 가격과 저질 서비스가 판을 치고 있다면 방치해서는 안 된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유명 수입 유모차 브랜드인 맥클라랜이나 잉글레시나 등의 국내 판매가는 미국에 비해 70% 이상 비쌌다. 맥클라랜 테크노XLR의 의 경우 미국서 44만원 남짓 하는 게 국내에선 73만원이 넘는 식이다. 수입품의 황당한 국내 판매가는 수입원가와 비교해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주요 스카치위스키 15종은 판매가격이 수입원가의 5.1배였고, 유럽산 전기다리미와 프라이팬도 각각 2.3배, 2.9배였다.
값이 비싸면 안 쓰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수입품 이용을 은연 중 허영이나 사치로 보고, 가격 바가지를 허영에 대한 응분의 대가로 여기는 이런 식의 접근은 옳지 않다. 이른바 명품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선호는 한심한 일임에 틀림없지만, 대다수 수입 생활용품들은 국산 제품의 정당한 대체제로서 소비자 보호가 마땅하기 때문이다.
일부 유명 패션 브랜드들은 국내 소비자들의 고가품 선호 경향을 감안해 마케팅전략 차원에서 생뚱맞은 고가를 매기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 수입 생활용품의 불합리한 가격은 독점적인 국내 수입ㆍ유통회사의 농간에서 비롯된다. 수입품 가격 횡포를 응징할 가장 강력한 힘이 소비자의 외면임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당국도 수입품의 국내 유통과 서비스에 문제가 없는지 전반적으로 짚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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