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크 아이'(Hawk-Eyeㆍ매의 눈)가 국내에 첫 선을 보인다. 15~23일까지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리는 2012 KDB산업은행 코리아오픈 테니스대회를 통해서다.
호크 아이는 사람의 눈으로 볼의 인ㆍ아웃을 구분하기 힘들 때 사용하는 일종의 컴퓨터 분석 판정기기다. 선수가 심판 판정에 이의를 제기했을 때 사용된다. 테니스 코트에 설치된 10대의 카메라가 선수의 움직임과 볼의 궤적을 분석해 즉석에서 화면을 통해 인ㆍ아웃을 판정해 낸다. 현재 사용되는 호크 아이는 초당 60 프레임 이상의 속도로 볼의 움직임을 찍어 오차 범위가 3.6㎜에 불과할 정도로 초정밀 정확도를 자랑하고 있다.
영국 로크 매너 리서치 회사에서 개발해 2001년 3월 잉글랜드와 파키스탄의 크리켓 경기에서 처음 등장한 호크 아이는 10여년간 수많은 논쟁을 불러 일으키며 진화를 거듭해왔다.
테니스에는 2006년 1월 남녀 혼성 국가대항전인 호프만컵을 시작으로 호크 아이가 본격 도입됐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대회론 같은 해 3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나스닥 100 오픈에서 처음으로 공식 사용됐다. 메이저 대회론 그 해 US오픈 테니스에서 첫 도입했다. 도입 2년 동안 세트당 2차례만 호크 아이 판정을 받아들였으나 2008년부터 한 선수가 세트당 3번 요청할 수 있게 다소 완화됐다. 이후 호주오픈과 윔블던에서도 호크 아이를 받아들이면서 보편화 됐다. 호크 아이를 사용하지 않는 메이저 대회는 프랑스오픈이 유일하다. 프랑스오픈은 클레이 코트를 사용하고 있어 코트 지면에 볼의 자국이 찍혀, 육안으로 충분히 판정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 호크 아이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테니스 전문가들은 호크 아이가 이용된 초정밀 판정의 대표적인 사례로 2007년 두바이오픈 챔피언십을 꼽고 있다. 당시 디펜딩 챔피언 라파엘 나달과 미하일 유즈니의 8강전에서 나달의 볼을 심판이 인으로 판정했으나 유즈니가 호크 아이를 요청하면서 판정이 번복된 것. 호크 아이는 나달의 볼이 라인 밖 3㎜를 벗어났다고 판정해 관중들을 경악케 했다. 나달은 결국 이 판정을 고비로 경기흐름을 유즈니에게 내주고 무릎을 꿇고 말았다.
KDB 코리아오픈 토너먼트 디렉터인 이진수(48) JSM 대표는 "호크 아이 시스템을 설치하는데 비용이 10만달러 이상이 들지만 선수에게는 정확한 판정을, 관중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수 있으며 TV중계를 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인터내셔널급 대회에서는 처음으로 호크 아이를 도입함으로써 대회의 위상이 높아지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KDB 코리아오픈은 지난해까지 8년 동안 여자프로테니스(WTA) 한솔오픈으로 치렀으나 올해 대회부터는 KDB금융그룹(회장 강만수)이 새롭게 타이틀스폰서를 맡았다. 총상금도 22만 달러에서 50만 달러(우승상금 11만 7,000달러)로 대폭 올려 WTA 29개 인터내셔널급 대회중 최다 상금을 자랑한다.
초청선수 면면도 상금만큼이나 화려하고 풍성하다. 전 여자프로테니스(WTA) 랭킹 1위 캐롤라인 워즈니아키(22ㆍ덴마크)와 12위 마리아 키릴렌코(25ㆍ러시아)가 출사표를 던졌다. 워즈니아키는 비록 랭킹 9위로 내려 앉았지만 올해 초까지 67주간 1위를 지켰던 톱 플레이어다. 타이거 우즈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톱 랭커 골퍼 로리 매킬로이(23ㆍ북아일랜드)와 공인된 연인 사이로 숱한 화제를 뿌리고 있다. 런던올림픽 여자복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키릴렌코는 2008년 코리아오픈에서 이미 우승을 경험하기도 했다. 이밖에 2009년 39세의 나이로 WTA 투어 사상 최고령자로 우승컵을 손에 넣은 다테 기미코(42ㆍ일본)도 다시 한번 도전장을 던졌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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