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한국 주관으로 26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해상차단훈련에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독도와 위안부 문제 등으로 대립하던 한일 양국이 점차 대화를 모색하는 기류 속에 펼쳐지는 이번 훈련이 양국 관계를 복원하는데 어떠한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2일 "일본이 예정대로 PSI 훈련에 참가하기로 했지만 이는 여러 국가가 참여하는 국제 안보레짐 형식이기에 양국간 상호 군사 교류와는 성격이 다르다"면서 "하지만 양국이 국제 무대에서 만나 공조하는 것이기에 나름대로 의미는 있다"고 말했다.
PSI는 핵,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의 국가간 이동을 차단하기 위한 협력체로 한국은 2010년 10월 북한 남동쪽 해상에서 PSI 해상차단훈련을 처음으로 주관했다. 당시 미국, 일본, 호주는 구축함과 초계기 등 실제 전력을 투입했고 프랑스, 캐나다, 터키 등 10여국은 참관단을 파견했다.
이 훈련은 대북 공조의지를 과시하는 의미도 있다. 북한이 2010년 훈련 때 크게 반발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일본의 훈련 참가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한일 양국은 지난 달 29일부터 사흘간 열린 북일 회담 전후로 임성남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수시로 전화통화를 갖고 대북 정책의 보조를 맞추기도 했다. 또한 임 본부장의 방일 가능성도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훈련은 2년 전에 비해 강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2010년 첫 훈련 때는 실제 병력을 전개하는 야외기동훈련(FTX)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FTX 외에 주요 훈련 참가국만 참여해 대응 시나리오를 점검하는 운용연습(TTX)도 추가로 가질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과는 대북 군사협력 차원에서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주에 잡혀있던 한일 군사교류 일정은 잠정 중단됐다. 국방부는 3~6일로 예정된 공군 남부 전투사령관의 일본 방문을 잠정 연기하고 3일 해군 교육사령관의 방일 일정도 취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두 사령관은 군사교류의 일환으로 각각 일본 내 같은 역할을 담당하는 부대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군 관계자는 "7일부터 열리는 육·해·공군과 해경 합동 독도방어훈련을 눈앞에 두고 한일 양국의 군 지휘관이 평시와 같은 교류 행사를 갖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매년 두 차례 실시해온 정기적인 훈련이기 때문에 일본 측도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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