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2일 오찬 회동은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8개월여 만에 회동을 가진 두 사람은 100여분 동안 최근 발생한 태풍 피해와 나주 어린이 성폭행 사건, 이 대통령의 해외순방 계획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양측이 밝혔다.
이날 회동의 앞부분 5분 동안 언론에 공개됐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 2층 백악실에서 먼저 와 기다리던 박 후보를 보자마자“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라고 말하면서 악수를 청하는 등 반갑게 맞이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요즘 어디 다녀오셨다면서요”라며 최근 태풍 피해 현장을 다녀 온 박 후보의 근황을 묻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이에 박 후보는“논산 태풍 피해 현장을 다녀왔습니다”라며“다 무너지고 처참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어 “1년 농사를 지은 건데 폭염과 가뭄 속에서 간신히 수확기를 맞았지만 다 무너지고 농민이 망연자실해 있었습니다”라고 현장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바람이 불고 낙과도 생기고 추석을 앞두고 걱정입니다. 빨리 복구해야죠”라고 답했다.
자리에 앉은 두 사람의 대화 주제는 이 대통령의 해외 순방으로 옮겨 갔다. 먼저 박 후보가“며칠 후 해외 순방을 가신다면서요”라고 묻자 이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FEC) 정상회의와 그린란드에 갑니다”라면서 순방 일정을 소개했다.
이에 박 후보는“(그린란드는) 우리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가는 것이죠”라고 관심을 표시했고, 이 대통령은“거기가 한반도 크기의 17배이에요. 지금 기후변화 때문에 빙하가 다 녹았다. (하지만) 온갖 자원이 있고, 중국과 일본이 경쟁하고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 자원 개발을 약속하고 북극항로 협약도 맺고 올 겁니다”라며“그러면 다음 정부에서 (개발)하면 됩니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배석했던 청와대 하금열 대통령실장과 이달곤 정무수석, 최금락 홍보수석, 당 최경환 후보비서실장과 이상일 대변인 등이 퇴장한 뒤 비공개로 오찬을 겸한 단독 회동을 갖고 깊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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