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의 주제곡 '내 머리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Raindrops keep falling on my head)과 카펜터스의 대표곡 '클로스 투 유'(Close to you) 등의 가사를 쓴 미국의 전설적 작사가 할 데이비드가 1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의 한 병원에서 뇌졸중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향년 91세.
뉴욕에서 오스트리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군 문선대 일원으로 음악 경력을 쌓은 데이비드는 1957년부터 유명 작곡가 버트 바카락(84)과 짝을 이뤄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두 사람은 60년대와 70년대에 걸쳐 팝 음악과 영화음악 제작에 참여했는데 주로 여가수 디온 워윅(휘트니 휴스턴의 사촌)의 노래를 만들었다. 워윅의 풍부한 성량, 데이비드의 감수성 짙은 가사, 바카락의 변화무쌍한 멜로디가 절묘하게 어울려 큰 인기를 얻었다.
남매그룹 카펜터스, 영국 팝스타 톰 존스, 가수 겸 배우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백인 소울 뮤직의 1인자 더스티 스프링필드, 미국의 국민가수 프랭크 시나트라 등도 두 사람의 곡을 받았다. 비틀즈가 불러 유명해 진 '베이비 이츠 유'(Baby it's you) 역시 데이비드-바카락 콤비의 작품이다.
데이비드는 영화 음악과 뮤지컬 음악 분야에서도 큰 족적을 남겼다. '내일을 향해 쏴라'의 주제곡으로 아카데미상(주제곡 부문)을, 브로드웨이 인기 뮤지컬 '프러미시즈, 프러미시즈' 수록곡으로 그래미상과 토니상을 받았다.
그는 예전 언론인터뷰에서 "노래는 3, 4분 동안 계속되는 영화나 마찬가지이기에 (가사에서)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노력한다"며 "가능한 간결하게 말하는 게 관건이지만, 사실 그게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작사가의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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