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 고종석(23)씨를 면담한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 권일용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경감은 2일 "고씨는 성범죄자들의 전형"이라고 말했다. 권 경감은 고씨가 검거된 다음날인 지난 1일 오후 2시간30분 동안 고씨를 면담했다.
"피해 아동의 가족을 알게 되면서부터 (아동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려는 뜻을 지니고 있었고, 기회를 봐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권 경감은 "고씨는 당일 피해 아동이 운이 없어서 당한 것이라며 범죄를 합리화하고 책임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모습도 보였다. 이는 성범죄자들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고씨는 성장기에 적절한 가르침과 돌봄을 받지 못했고 결국 학교생활도 원만하지 못해 중학교를 중퇴했다. 권 경감은 "스스로 세상을 등지는 고립이 있고, 자신의 문제 때문에 고립되는 경우가 있는데 고씨는 후자에 가깝다"며 "타인에 대한 배려나 공감이 없으니 주변사람들로부터 자연스레 멀어졌다"고 분석했다. "사회에서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보니 아동, 여성, 노인 등 약자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성 관념도 왜곡돼 있었다. 아동 음란물을 자주 본 것으로 알려진 고씨에 대해 권 경감은 "소아성기호증을 보이긴 했으나 아동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으로 왜곡된 이상성애, 비뚤어진 성 관념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권 경감은 "피해 아동과 가족에게 미안하다 했지만 이는 의례적인 말일 뿐, 자신의 죄를 반성한다거나 피해 아동의 고통에 공감해서 하는 사죄의 말이 아니다"라며 "현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를 생각하는 타입"이라고 분석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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