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2만5,000명 시대. 북한 당국의 강도 높은 단속과 위협에도 탈북자는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들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는 이유는 무엇일까. 탈북 주민의 70%가 '더 나은 삶'이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남한 사회에 도착한 이들이 마주하는 건 무한경쟁과 교육격차, 상대적 박탈감이다. EBS가 3~5일 밤 9시 50분에 방송하는 '다큐프라임-탈북, 그 후'는 사상도 체제도 아닌 사람의 관점에서 남과 북이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1부는 탈북 여성들의 인신매매 실태와 엄마의 북송 혹은 남한 입국으로 인해 남겨진 아이들의 문제를 보여준다. 세상 물정 모르고 국경을 넘은 탈북 여성들은 중국에서 인신매매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다. 중국 남자에게 팔려가 아이를 낳고, 서러운 타향살이에 눈물 흘리던 탈북 여성들은 사람답게 살기 위해 또다시 남한으로 탈출을 감행한다. 그러나 성공해도 제2의 이산을 낳을 뿐이다. 중국인 남편이 아이를 보내주지 않거나 입국과정의 안전 때문에 함께 올 수가 없기 때문이다.
2부의 주인공은 탈북 청소년. 그들에게 남한 학교는 이해할 수도, 적응할 수도 없는 딴 세상이다.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수업량과 학력수준. 가뜩이나 5, 6년 어린 동생들과 생활하느라 자존심 상한 탈북 청소년 70% 이상이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다.
반면 남한 청소년들은 통일이나 북한에 관심이 없다. 그들에게 통일은 돼도 그만 안 돼도 그만일 뿐, 절박한 고민거리가 아니다. 그래서 제작진은 남북 청소년 19명이 참가하는 3박4일 캠프를 준비했다. 남북 청소년들은 짧은 기간 마음의 거리를 좁힐 수 있을까.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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