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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 '유신 미화'로 빛바랜 통합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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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 '유신 미화'로 빛바랜 통합 행보

입력
2012.08.3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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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홍사덕 전 의원의 '유신 미화 발언' 논란이 박근혜 후보의 대통합 행보까지 주춤거리게 하고 있다. 경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홍 전 의원의 유신 옹호 발언으로 과거사 논란이 재점화됐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조만간 통합 행보를 재개할 방침이지만 과거사 공방으로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홍 전 의원은 지난 29일 일부 기자들과 만나 "1972년 유신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권력 연장보다 수출 100억 달러를 넘기기 위한 조치였다"고 말해 논란을 촉발시켰다.

야권이 '유신 궤변'이라며 박 후보의 입장 표명을 촉구한 가운데 여권 내에서도 홍 전 의원 발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이상돈 위원은 31일 "유신 때 긴급조치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인권 침해를 당했는데 홍 전 의원이 유신을 그렇게 말한 것은 엉뚱한 발언이고, 실언 중에서도 심한 실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도 "수출을 위해 헌법적 가치를 부정한다는 건 문제가 있다"며 "헌법 개정시 부적절한 절차가 있었던 유신에 대해 수출과 같은 경제 어젠다로 옹호한다는 게 와 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국민행복특위의 김종인 위원장은 "그런 식으로 유신을 얘기하면 일반 국민이 납득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정치쇄신특위 안대희 위원장도 "역사적 평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면서도 "대법관 시절 긴급조치가 위헌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이틀째 입을 닫았다. 그는 이날 새누리당 국회의원ㆍ당협위원장 연찬회에 참석해 홍 전 의원 발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오늘은 연찬회가 있기 때문에 다른 이야기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박 후보의 한 측근은 "홍 전 의원이 이 시점에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후보 주변에선 "후보가 어떤 식으로든 이 문제에 대해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얘기가 적잖이 흘러나오고 있다. 논란의 당사자인 홍 전 의원은 이날 연찬회장에서 "경제 얘기를 하다가 유신 이야기가 나온 건데 거두절미하고 그렇게 보도하니까 논란이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당은 박 후보와 홍 전 의원을 싸잡아 비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확대간부회의에서 "이제 어려운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제2의 10월 유신이 필요하다는 발언이 나올까 봐 염려된다"며 "박 후보는 측근들의 독재 미화 발언에 대해 입장을 밝혀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추미애 최고위원도 "일본 군국주의 친일파가 '일제의 지배가 없었다면 한국 근대화가 있었겠느냐'고 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며 "반역사적이고 독재적인 이들에게 역사를 맡겨선 안 된다는 게 국민 생각"이라고 가세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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