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유로존 국채 매입 요청에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유럽의) 개혁이 먼저"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원 총리가 메르켈 총리의 요청을 사실상 거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을 방문중인 메르켈 총리는 30일 원 총리와 '제2차 중독 정부협상'을 공동 주재한 자리에서 중국이 유로존 국가의 국채 매입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메르켈 총리는 중국의 유럽연합(EU) 구제기금 투자는 안전하기도 하고 중국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며 중국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원 총리는 회의 후 "문제의 해결은 당사국들이 개혁 의지와 실효적 정책을 보여줄 수 있느냐와 독일, 프랑스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인 중국은 2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유로안정화기구(ESM) 등의 참여를 통해 유럽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이후 구체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메르켈 총리는 원 총리와 만난 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회동해 유로존 재정위기 극복과 양국 경제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양국은 이날 35억달러(4조원) 규모의 에어버스320기 50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가진 독일은 유로존 재정위기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과의 교류 활성화가 절실하다. 중국 언론들은 미국의 브랜드 가치 평가기관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 중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가 4조8,470억달러로 독일의 3조9,030달러를 추월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