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큰 일 하나를 해냈다. 국내 완성차업계로는 처음 '주간 연속 2교대'에 잠정 합의했다. 내달 3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통과되면 내년 3월부터는 현재 잔업포함 10+10시간(주야 맞교대)에서 8+9시간으로 근무시간이 줄고, 45년 동안 계속된 밤샘 근무도 사라진다.
노동계는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고, 휴식과 여가의 확대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간 연속 2교대 도입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국내 완성차업계의 경우 연간 노동시간이 무려 2,400시간이나 된다. OECD 국가 평균(1,746시간)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나라 근로자 평균(2,193시간)보다 훨씬 많다. 자의든, 타의든 노동혹사에 시달려온 셈이다.
그 동안 주간 연속 2교대 도입이 늦어진 데는 노사의 잇속이 작용했다. 회사는 고용증가에 따른 부담을 덜고, 근로자들은 연장근무를 통한 노동독점으로 임금을 더 받기 위해서였다. 줄어든 근로시간에 따른 생산성 향상과 임금보전에 대한 노사의 시각차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현대차 역시 2005년에 도입에 합의해 놓고도 지금까지 시행을 미뤄온 것도, 노조가 지난 두 달 동안 무려 12차례나 파업을 벌이면서 회사를 압박한 것도, 결국은 이 때문이었다.
현대차 노조의 주간 연속 2교대 합의는 다른 완성차업계는 물론 부품업체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런 만큼 회사는 적극적인 설비투자로, 근로자들은 근로시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의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아울러 줄어든 근무시간을 실업으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나누어 주어야 한다.
현대차에는 또 하나의 큰 산이 기다리고 있다. 특별협의 대상으로 남겨 놓은, 노노 갈등까지 불러온 비정규직(사내하청근로자)의 정규직화 문제다. 회사는 '2015년까지 3,000명'을 제시했고, 비정규직 노조는 '전원'을 요구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정규직 노조의 역할이 중요하다. 자신들의 목적(임금 협상)이 달성됐다고 "나 몰라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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