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가 지난해 ‘2,300억원짜리 애물단지’ 종합경기타운을 건설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데 이어 이번에는 4,000억원을 들여 돔 야구장 신축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4억여원을 들여 사업 타당성 용역까지 계획하고 있다.
30일 화성시에 따르면 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기부 채납하는 동탄2신도시 공원부지 30여만㎡ 등 동탄신도시 인근 부지 3~4곳 중 1곳에 2017년까지 3만5,000석 규모의 돔 야구장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돔 구장 신축을 위해 건설비 등 모두 4,0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시는 4,000억원의 예산 확보를 위해 ▦100% 민자 유치 ▦홈구단 기업자본 일부 유치 ▦ 화성시 직접투자 ▦민간투자ㆍ홈구단ㆍ화성시 3자 분담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는 돔 구장 신축 여부와 재원 마련 방안 등을 검토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 추경을 통해 4억여원을 확보해 관련 기관에 타당성 용역을 의뢰하기로 했다.
시는 돔구장 건설과 함께 프로야구 10구단 유치경쟁에도 뛰어들 방침이며, 2017년 개최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 (WBC)과 아시아시리즈 등 국제대회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화성시의 돔구장 추진이 애물단지로 전락한 종합경기타운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시는 지난해 10월 건설비 2,370억원 전액을 시비(市費)로 들여 향남면 도이리에 대지 28만5000㎡ 3만5,514석 규모 종합 운동장과 5,175석 규모 실내 체육관, 보조 경기장, 9만4000㎡ 야외 공원을 갖춘 화성종합경기타운을 신축했지만 준공 1년도 안 돼 대표적인 애물단지로 변했다.
개장 이후 11개월간 종합 운동장에서 치른 공식 경기는 지난 6월 올림픽 축구 대표팀과 시리아 간의 평가전 단 한 경기뿐이다. 실내 체육관도 IBK 여자 배구단이 연고 협약을 맺고 지난해 11월부터 홈그라운드로 사용하고 있지만, 비시즌에 열린 경기는 겨우 손에 꼽을 정도이다.
이 때문에 시는 연간 25억원에 달하는 운영비를 메우기 위해 뒤늦게 웨딩컨벤션과 피트니스 센터 등을 유치했지만 임대료가 연간 6억원 정도에 불과해 적자폭을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여기에 재정자립도가 70%도 안 되는 화성시가 거액을 들여 돔구장을 신축하는 것은 자칫 시 재정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화성시 관계자는 “화성 동탄은 수원 영통, 용인, 오산 등과 인접해있어 인프라도 충분하고 현재 프로야구 10구단 유치를 위해 기업들과 활발한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며 “돔 구장 건립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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