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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결핵약 광역내성 환자 비율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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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결핵약 광역내성 환자 비율 가장 높다

입력
2012.08.30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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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에 내성이 생겨 치료가 어려운 결핵 환자 비율이 우리나라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미국 러시아 등 9개국 의사와 과학자들로 이뤄진 국제공동연구팀이 권위적 의학학술지 <랜싯> 30일자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한국과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페루, 필리핀,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태국 등 8개 결핵빈발국 가운데 4가지 이상의 결핵약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 비율이 한국에서 가장 높았다. 1차 결핵약 2가지에 내성(MDRㆍ다제내성)을 보인 결핵 환자 1,278명을 대상으로 4가지 이상의 결핵약이 듣지 않는(XDRㆍ광역내성) 결핵균 보유 비율을 조사한 것으로, 8개국 평균이 6.7%인데 한국인은 15.2%였다. 러시아는 11.3%, 필리핀은 0.8%로 나타났다.

다제내성균은 1차 치료에 쓰이는 항결핵제 5개 중 가장 중요한 2개(아이소니아지드, 리팜피신)가 듣지 않는 결핵균을 말한다. '슈퍼결핵균'이라고도 불리는 광역내성균은 이와 함께 2차 치료용 항결핵제 2가지(스트렙토마이신 이외 주사제, 플루오로퀴놀론계 치료제)에도 듣지 않아 치료가 어렵다.

결핵약에 내성이 생기는 이유는 치료 초기에 증상이 나아졌다고 섣불리 복용을 중단하기 때문이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약을 임의로 끊거나 알코올중독, 당뇨병,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같은 다른 병을 함께 앓는 환자일수록 결핵약에 대한 내성이 생길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결핵 발병률이 가장 높으면서도 치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한 강형석 국립마산병원 기술서기관(흉부내과 전문의)은 "내성균이 특히 많은 병원, 연구기관의 데이터만 분석에 쓰였기 때문에 우리나라 전체 상황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결핵약 내성균 발생률을 여러 나라와 함께 비교한 연구는 처음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항결핵제 내성균이 늘고 있다는 지적은 국내외 의료계에서 수년 전부터 나왔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올 들어서야 결핵 내성균 감시체계 구축에 나섰다. 공식적인 전국 내성균 발병률은 2013년에야 집계될 예정이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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