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랭킹 1위' 킴 클리스터스(29ㆍ벨기에ㆍ25위)가 정들었던 코트와 이별했다.
클리스터스는 3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플러싱 메도의 빌리진 킹 국립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2,552만6,000달러ㆍ약 288억원) 여자단식 2회전에서 로라 롭슨(18ㆍ영국ㆍ89위)에 0-2(6-7 6-7)로 아쉽게 패했다.
그는 이미 US오픈 개막 전부터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은퇴하겠다고 밝히며 전의를 불태웠지만 영국의 신예에게 덜미가 잡혔다.
클리스터스에게 US오픈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2005년 이 대회에서 처음 우승한 그는 이후 2007년 결혼과 함께 은퇴를 선언했다. 2008년 딸을 낳은 뒤 2009년 복귀 무대인 US오픈서 우승을 차지하며 '슈퍼 맘'이라는 애칭을 얻었고 이어 2010년 US오픈 2연패를 달성했다. 특히 2005년 우승 이후 2006~08까지 US오픈을 건너뛴 클레이터스는 2009, 2010년에 연달아 정상에 올라 연승 기록을 늘렸고 지난해는 부상으로 빠졌지만 이날 경기 전까지 22연승을 내달리고 있었다.
경기 후 그는 "지난 15년간 투어 경기에 나서면서 US오픈이 열리는 이곳이야말로 현역 생활의 마지막 경기를 치르기에 딱 알맞은 장소라고 생각했다"며 "단지 오늘이 마지막이 아니기를 바랬지만 아쉽다"고 말했다. 클리스터스는 "테니스는 나의 삶 그 자체였다"며 "이제 앞으로 남은 나의 또 다른 인생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와 경기를 했던 롭슨도 떠나가는 선배에게 경의를 표했다. "그의 플레이를 보면서 자랐던 내가 이렇게 직접 경기를 할 수 있게 돼 영광스럽다. 우리 모두가 그를 그리워할 것이다"고 말했다.
은퇴하는 클리스터스에 대해 동료들의 인사가 이어졌다. 세계랭킹 1위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라루스)는 "클리스터스는 내게 큰 영감을 줬던 선수"라며 "은퇴 후에도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란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서리나 윌리엄스(미국ㆍ4위)도 "그는 US오픈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선수다. 테니스 코트에서처럼 언제나 최고일 것이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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