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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욱 원장의 齒카齒카] 뽑아 vs 말아 '사랑니 딜레마'… "칫솔질 잘 안되면 발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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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욱 원장의 齒카齒카] 뽑아 vs 말아 '사랑니 딜레마'… "칫솔질 잘 안되면 발치하세요"

입력
2012.08.3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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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니는 낭만적인 그 이름 때문인지 영화나 드라마에서 첫사랑에 대한 메타포로 종종 활용된다. 이름뿐만 아니라 사춘기 이후 나기 시작해 통증이 생겨 고생하고 결국 잃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첫사랑과 닮았다.

사랑니는 두 번째 큰 어금니인 제2대구치 뒤에 나오는 치아로 위턱과 아래턱 양쪽으로 어금니 맨 뒤 쪽에 하나씩, 모두 4개가 나온다. 한국에서는 사랑니라고 부르지만 서양에서는 지치(智齒‧Wisdom Tooth)라고 부른다. 어느 정도 철이 들어 세상 살아가는 지혜가 생겨야 나오는 치아라는 얘기다.

진료를 하다 보면 환자들에게 "사랑니를 꼭 뽑아야 되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제자리에 반듯하게 나와 있고 칫솔질이 잘 된다면 굳이 발치하지 않아도 된다. 잇몸 속에 완전히 매복돼 있어도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경우라면 뽑을 필요가 없다. 최근에는 사랑니는 임플란트를 대신해 치아가 빠진 자리에 옮겨 심는 '자가치아이식'의 매우 훌륭한 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사랑니는 다른 치아보다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과거 딱딱하고 질긴 음식을 먹다가 점점 부드러운 음식을 씹게 되면서 턱뼈가 작게 진화했고, 턱뼈가 작아지면서 사랑니가 자랄 공간이 좁아졌다. 사랑니가 나올 공간이 비좁으면 아예 잇몸 밖으로 나오지 않거나 나오더라도 기울어지거나 누워서 나온다. 사랑니는 다른 치아에 비해 크기나 형태 또한 매우 다양하고 맨 뒤쪽에 있기 때문에 칫솔이 닿지 않아 칫솔질이 힘들다. 이런 경우 사랑니나 주변 치아에 충치가 생기고 주변의 잇몸에도 염증(지치주위염)이 잘 생긴다. 이런 문제를 유발하는 사랑니는 발치가 원칙이다.

특히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 여성은 발치를 하는 것이 좋다. 아직 뼈가 무른 20대 초반까지는 사랑니 발치가 비교적 수월하고 합병증 위험도 매우 낮다. 만약 잘못 난 사랑니를 방치하면 임신과 출산을 겪는 과정에서 고생하고 그 이후에도 전반적으로 구강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

임신 중에는 호르몬 변화 때문에 몸의 면역력이 약해져 잇몸에 염증이 생기기 쉽다. 또 식욕이 왕성해지는 시기에는 칫솔질을 더 열심히 해야 하는데, 움직임이 둔해져 칫솔질에 소홀하게 된다. 임신 중에는 사랑니 때문에 치통이 있거나 피가 나도 치료를 망설이게 된다. 의학적으로는 치료를 해도 태아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웬만하면 참는 것이 엄마의 마음이다. 이런 난감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문제가 예상되는 사랑니는 미리미리 뽑는 것이 좋다. 사랑니는 통증이나 염증이 없을 때 뽑는 것이 편하므로 사랑니가 나오면 치과의사와 상의해 발치할 것인지 결정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목동중앙치과병원장 국제구강임플란트학회(ICOI) 인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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