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 연체율이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대폭 상승해 2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전반적인 불경기와 반기 결산 후 통상 연체율이 상승하는 시기적 요인 등이 겹쳤지만 지난달엔 특히 특정기업의 대규모의 대출금 연체가 전체 연체율을 크게 높였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말 현재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1.36%로 6월말(1.09%)보다 0.27%포인트 급등해 2010년 6월에서 7월 사이 증가(0.28%포인트) 이후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연체율이 크게 오른 데는 기업대출 연체율(1.73%)이 한 달 만에 0.41%포인트나 상승한 게 컸다. 특히 조선업 불황 속에 자금난을 겪고 있는 성동해양조선이 지난달 500억원대 이자를 연체하면서 연체채권이 1조2,000억원이나 급증한 것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성동조선 효과'를 빼면 대기업의 연체율은 1.63%에서 0.86%로, 기업대출도 1.73%에서 1.54%로 낮아진다. 금감원 권창우 팀장은 "경기 부진으로 건설ㆍ조선업 등 경기 민감 업종의 연체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연체율(0.93%)은 6월보다 0.1%포인트 올랐다. 늘어난 연체금액 9,000억원 가운데 5,000억원은 주택담보대출이었다. 금감원은 "주택담보대출은 0.83%로 전월에 비해 0.1%포인트 상승에 그쳤으나 최근 갈등을 겪고 있는 집단대출 연체율(1.72%)이 높아져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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