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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막장 외교 펼친 日 노다, 중국엔 깍듯한 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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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막장 외교 펼친 日 노다, 중국엔 깍듯한 친서

입력
2012.08.28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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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게 호혜 관계를 강조하는 내용의 친서를 보냈다고 일본 언론들이 28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노다 총리가 국교 정상화 40주년을 맞아 전략적 호혜관계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ㆍ釣魚島) 문제에 냉정한 대응을 촉구했다”이라고 밝혔다. 노다 총리는 북한 문제 등 현안과 관련한 고위급 협의를 갖자는 제안도 친서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친서는 28일부터 중국을 방문하는 야마구치 쓰요시(山口壯) 외무차관이 전할 예정이다.

노다 총리의 친서는 중국에서 반일 여론이 격화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매우 저자세적이다. 중국인들이 27일 베이징(北京)에서 니와 우이치로(丹羽宇一郞) 중국 주재 일본대사의 차량을 막고 차량에 붙은 일장기를 떼가는 사건까지 벌어졌지만 일본 정부는 주중 일본대사관을 통해서만 항의하고 외무성은 항의하지 않기로 했다.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외무장관은 28일 “일중 관계와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중국과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며 오히려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전날 도쿄도의 센카쿠 상륙 신청도 재차 거부했다.

중국도 갈등을 수습하려는 분위기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자매지 환구시보(還球時報)는 28일 사설에서 일본 대사 차량 습격에 대해 “중국인의 소행이라면 국가 이미지를 훼손하고 일본 우익을 이롭게 하는 멍청하고 미련한 짓”이라고 비판했다. 한샤오칭(韓曉淸) 인민일보 일본지사장은 환구시보 기고에서 “홍콩 활동가들의 댜오위다오 상륙은 국가에 해를 끼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중국에 대한 일본의 저자세 외교는 노다 총리가 17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 및 이를 둘러싼 일본 정부의 외교적 결례와 비교할 때 이중적 처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노다 총리는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및 일왕 사과 요구 발언에 유감을 표시하는 한편 양국이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서 해결해야 한다며 강경 자세를 취했다. 일본 정부는 서한이 이 대통령에 전달되기도 전에 내용을 공개하는 결례를 범했고 한국 정부가 서한을 반송하려 하자 거부하기까지 했다.

같은 영유권 분쟁인데도 일본이 한국과 중국을 구별하는 이유로 일본이 독도와 달리 센카쿠열도를 실효지배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중국을 자극하지 않고 현상을 유지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한중 정상의 수교 20주년 축하 서한 교환 등 양국의 결속 강화 움직임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일본이 단기적으로는 중국과 분쟁 소지를 줄이면서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군사적 확장에 전면 대응하는 투트랙 전략을 펴고 있다는 관점에서 상황을 해석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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