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던 지하철 객차에서 불이 나 하마터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뻔했다. 그제 부산도시철도 1호선 열차에서 전기화재가 발생해 승객 40여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에 후송됐다. 열차 지붕 일부가 불에 타 30cm 가량의 구멍이 뚫렸으며 객차 내부 천장도 불길에 녹아 내렸다. 사고 직후 정전까지 발생해 탈출을 시도하는 200여명의 승객들이 뒤엉키면서 큰 소동을 빚었다. 대피 안내 방송도 없었고 대피 요원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사고가 떠오르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대구지하철 사고 때는 192명이 숨졌다.
더 기가 막힌 것은 부산도시철도 1호선에서 같은 유형의 사고가 1년 새 세 번이나 발생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과 10월에도 전동차 전기공급 장치에서 문제가 발생해 화재가 나는 바람에 승객들이 객차에 갇혀 공포에 떨었다. 한 두 번도 아니고 세 번씩이나 똑 같은 원인으로 화재가 발생했다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관리를 책임진 부산교통공사의 안전불감증과 도덕적 해이로 밖에는 볼 수 없다. 하루하루 목숨을 내맡기다시피 하며 지하철을 타는 시민들의 마음이 어떨지 생각이나 해봤나 모르겠다.
1985년 개통한 부산도시철도 1호선은 전동차 노후화에 따른 사고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는데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요행을 바라며 전동차를 달리게 해온 셈이다. 지하철 사고는 자칫 방심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국토해양부는 부산지하철에 대해 특별 안전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으나 부산뿐 아니라 전국의 지하철 안전 문제를 철저히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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