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27일 대선 후보 경선 파행의 원인을 제공한 제주 지역 모바일 투표를 검표한 결과 투표 참여자 중 후보 안내 메시지 도중에 지지 후보를 선택하고 전화를 끊어 무효 표로 처리된 유권자가 59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제주 지역 모바일 투표 참여자(1만9,345명)의 2.9%에 불과해 당초 "무효 처리된 표가 모바일 투표의 20~30%(약 4,000~6,000명)에 이르러 순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던 비문(非문재인) 후보 측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무효 처리된 599표를 감안하더라도 순위에는 전혀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후보는 제주 지역 모바일 투표에서 1만1,701표를 얻어 손학규(3,963표) 김두관(2,739표) 정세균(942표) 후보를 크게 앞섰다.
비문 후보들은 지난 25일 58.6%를 기록한 제주 지역 모바일 투표율이 올해 1ㆍ15 전당대회(80.0%)와 6ㆍ9 전당대회(73.4%)에 비해 크게 낮아진 원인도 "문 후보에 유리하게 설계된 모바일 투표 방식 때문"이라며 당 지도부와 선관위에 화살을 돌렸다.
이에 당 선관위는 각 후보 캠프 측 관계자의 참관 하에 제주 지역 모바일 투표 로그파일 분석 작업을 벌인 뒤 "모바일 투표에서 중간실패 선거인단(본인 인증 후 무효로 처리된 표)의 규모는 통계적 오류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며 "경선을 중지할 중차대한 사안은 아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결과가 전해지자 모바일 투표의 공정성 의혹을 제기하며 경선을 보이콧한 비문 후보들은 경선 불참 카드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 전날 가장 강경한 입장을 밝혔던 손학규 후보는 비문 후보 중 가장 늦게 경선 복귀 의사를 밝혔다. 손 후보 측 김유정 대변인은 대책회의를 거친 뒤 "(모바일 투표) 문제가 해결돼 복귀하는 것은 아니며, 민주당과 정권교체라는 대의명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손 후보 측은 경선 복귀와 별개로 제주 지역 모바일 투표와 관련해 ▦후보 측과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진상조사단 구성 ▦선거인단 등록부터 개표까지 전면적 검표 등을 추가로 요구했다. 또 이해찬 대표와 정청래 선관위원 등이 수신자 명단에 포함된 24일자 문 후보 캠프 내부 이메일을 공개하면서 '이-문(이해찬-문재인) 담합론'제기한 뒤 선관위원장 사퇴 및 각 후보 측이 참여하는 선관위 전면 재구성 등을 촉구했다.
김두관 후보는 기자회견을 갖고 "이미 울산 경선 불참으로 당에서 공정한 룰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고, 원칙과 상식에 입각해 잘못된 것을 고칠 것으로 본다"며 경선 완주를 선언했다. 김 후보의 경선 복귀는 울산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문 후보에 어느 정도 근접한 2위를 차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후보는 전날 밤 경선 복귀를 시사한 데 이어 이날 TV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청주를 방문해 "경선 문제점을 시정하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경선을 하루빨리 정상화하려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선 파행은 하루 만에 봉합됐지만 당 지도부와 선관위에 대한 비문 후보들의 불신은 여전히 갈등의 불씨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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