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은 아이디어만 갖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아도 당장 물건이 팔리는 게 아니기 때문에 사업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경험 부족으로 홍보나 마케팅에서도 한계를 느끼기 마련이다.
그래서 창업을 준비 중인 여대생 나모(25)씨는 “창업자금 지원 못지않게 홍보, 마케팅 등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서강대 창업동아리 ‘블랙박스’의 최영남(24) 회장도 “대학생의 경우 창업에 필요한 전문지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멘토링 프로그램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까다로운 지원 절차도 청년창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대부분의 청년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사업계획서를 요구하는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전문가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까다롭다. 한국일보가 몇몇 지원단체 등의 사업계획서를 살펴봤더니 ▦사업화 진척도 ▦아이템특성 ▦핵심기술 ▦기술개발 진척도 ▦기술의 축적수준 ▦기술의 파급효과 및 경쟁력 ▦시장규모 조사 ▦판로개척 방안 ▦위험요소 분석 및 대응 전략 ▦인력확보 계획 ▦사업화 추진일정 ▦자금조달 계획 ▦추정손익계산서 등을 요구했다. 사실상 대기업 수준의 기획안을 요구하는 셈이다. 창업 준비생 유모(23)씨는 “사업계획서를 제대로 쓰려면 요령을 알려주는 세미나나 강연을 들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창업 성공의 조건으로 해당 분야에 대한 경험 축적과 확실한 창업의지를 강조했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창업 준비생들은 최소한 무급으로라도 진출하려는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며 “해당 분야의 경험이 있어야만 자발적 창업이 가능하고 성공률도 높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시류에 편승하는 창업은 경계해야 한다. 은행권 청년창업재단 관계자는 “상당수 창업 준비생들이 이미 경쟁이 심한 인터넷쇼핑몰 등 도ㆍ소매 업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이런 분야는 일자리 창출이라는 재단 설립취지와는 달리 기존 영업자를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이어서 지원 자체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대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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