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ㆍ釣魚島)를 일본 땅이라고 주장한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의 24일 발언에 역사적 증거를 들어가며 강하게 반발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댜오위다오와 그 부속 도서는 중국인이 처음 발견한 뒤 이름을 짓고 사용해 온 중국 고유의 영토"라며 관련 역사 기록을 증거로 내세웠다.
훙 대변인은 명나라 영락제 때인 1403년 출간된 수로학 서적 에 댜오위다오의 옛날 지명인 댜오쉬(釣魚嶼)가 등장한다고 말했다. 16세기 책인 에도 명나라 해군 무관인 후쭝셴(胡宗憲)이 댜오위다오와 부속 섬을 방문한 내용이 등장한다고 덧붙였다. 훙 대변인은 일본이 1895년 청일전쟁을 통해 댜오위다오를 차지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불법 강점"이라고 일축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3년 미국 영국 중국 정상이 합의한 카이로선언이나, 2년 후 3국 정상이 다시 만나 체결한 포츠담선언에서 일본이 불법적으로 점령했던 영토를 반환하도록 명시했다는 것이다.
반일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19일 광둥(廣東)성의 대규모 시위에 이어 25일 산둥(山東)성 리자오(日照)에서는 중국인 400여명이 노다 총리의 전날 발언을 비난하며 시위했다. 26일에는 저장(浙江)성에서 10대 청소년 등 1,000명이 반일 시위를 했고 하이난(海南)성, 광둥성, 산시(山西)성 등에서도 각각 수백명이 참석한 시위가 이어졌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에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25일자에서 보도했다. 신문은 한중일 영토분쟁에 대한 중국 전문가들의 견해를 소개하면서 한국 정부가 노다 총리의 서한을 반송하는 것을 보고 중국도 일본에 강경하게 나가라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한일 관계의 경색으로 중국이 댜오위다오 문제 대처가 더 쉬워졌다고 분석했다.
한편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일본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댜오위다오가 미일 상호방위조약의 적용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최근 미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960년 체결된 이 조약은 일본 영토가 외국의 공격을 받을 경우 미국이 군사적으로 도움을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국 중국의 요구는 유사시 댜오위다오에서 무력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미군이 이 문제에 개입하지 말도록 요구한 것이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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