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영유권을 둘러싸고 한일 양국이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는 가운데 1,500년 전 우산국(于山國ㆍ울릉도와 독도)을 우리땅으로 복속시킨 이사부(異斯夫) 장군의 군사적 거점으로 추정되는 토성(土城)이 강원 강릉시에서 발견됐다.
문화재발굴조사 기관인 국강고고학연구소는 26일 강릉시 강문동 H호텔 신축부지에서 흙으로 쌓은 신라시대의 토성이 원형에 가까운 상태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발굴조사를 진행한 차재동 소장은 "성곽 둘레가 1km에 달해 지금까지 발견된 신라시대의 토성 가운데 가장 큰 규모"며 "5세기 말에서 6세기 초에 축소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특히 토성의 축소시기가 삼국사기에 기록된 512년 이사부 장군이 하슬라(삼국시대 강릉지명) 군주로 있으면서 우산국을 정벌, 울릉도와 독도를 우리 땅으로 복속한 때와 일치한다. 학계에서는 이사부 장군이 하슬라 군주로 부임한 이후 토성을 쌓아 군사적 거점을 만들고, 512년 출항해 울릉도와 독도를 정벌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보고 있다.
5∼15cm씩 차곡차곡 흙을 쌓아 조성한 이 토성은 성곽 아랫부분의 외벽과 내벽 사이의 너비를 말하는 기저부가 42∼60m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백제 풍납토성의 기저부가 43m인 점을 감안하면 그 규모를 상상할 수 있다.
한밭대 심정보 교수는 "이 토성의 규모와 출토 유물을 볼 때 1,500년 전인 6세기 초 이사부 장군이 이곳을 거점 삼아 배를 만드는 등 준비과정을 거쳐 우산국 정벌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말했다.
강릉=박은성기자 esp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