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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애플에 패소/ 배심원 제도 및 구성 문제점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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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애플에 패소/ 배심원 제도 및 구성 문제점 없나

입력
2012.08.26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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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에서 최종 심리 후 평결이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사흘이었다. 이 사건을 심리한 루시 고 판사 조차 "이해하기 어렵다"고 토로할 만큼 '세기의 난해한 재판'치고는 속전속결이 아닐 수 없었다. 배심원들은 사흘 동안 20쪽 33개 항목에 달하는 평결 양식을 기재하고 500개의 사항을 결정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24일(현지시간) "다양한 기술과 많은 개별 제품이 소송 대상이었음에도 배심원단이 지나치게 빠르게 결론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배심원단의 평결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이는 재판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된 문제기도 하다. 난해하고 전문적이면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판결이 IT분야의 비전문가들인 배심원의 손에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브라이언 러브 샌타클라라대 법대 교수는 "배심원들은 증인으로 채택됐던 전문가들의 기술적 증언을 사실상 무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번 평결을 한 9명의 배심원단은 ▦양사와 전혀 관련 없고 ▦IT 지식에 해박하지 않고 ▦친구 등 인맥에서 IT 전문가들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배심원 대표를 포함한 엔지니어 출신 3명이 사실상 평결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배심원단을 이끈 대표인 벨빈 호건(67)은 컴퓨터 회사에서 35년을 근무한 엔지니어로 자신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호건은 배심원 평결이 나온 직후 "우리는 한 기업에 다른 누군가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라는 백지위임장을 주고 싶지 않았다"며 평결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다만 애플이 요구한 손해배상금액은 애플이 충분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을 지 여부가 불분명해 손해배상금액을 낮춰 잡았다"고 말했다.

애국심에 의존한 평결이란 주장에 대해선 "배심원 모두 평결이 공정하다고 생각하고 어느 한쪽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관 없이 양심적으로 평결했다"고 강조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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