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의 미 특허소송 1심 평결이 애플측의 완승으로 끝났지만 재판이 완전히 종결된 것은 아니다. 1심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이후 항소심 등에서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먼저 배심원단이 평결을 내렸지만 양 사의 특허소송 최종 판결은 재판장인 루시 고 판사가 직접 내린다. 대부분 배심원들의 평결에 맞춰 판결을 내리지만 반대의 결정을 내리거나 배상액을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이 담당판사에 있다.
실제 최근 IT업계에도 이런 사례가 있었다. 스마트폰 '블랙베리' 제조업체인 캐나다의 리서치인모션(RIM)은 지난달 소프트웨어 제조업체인 엠포메이션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배심원 평결을 받았지만, 이후 한 달 뒤에 담당 판사가 배심원들의 평결을 뒤집은 것은 물론 손해배상까지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전자에게도 이런 행운이 올지는 확실치 않다. 판사가 배심원단 평결을 뒤집으려면 그에 상응하는 확실한 법적, 절차적 하자를 발견하는 데 판사입장에선 쉽지도 않고 부담도 크다.
삼성전자는 이 때문에 배심원 평결에 근거한 고 판사의 최종 판결에서 뒤집는 것보다 내신 항소심에 더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항소심에선 비 전문가들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아니라 전문 판사들이 심리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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