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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기억하라"… 광고, 틀을 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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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기억하라"… 광고, 틀을 깨다

입력
2012.08.2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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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KBS2 TV 예능프로그램 '승승장구'방송 전. 동생 한 딥, 난 두 딥~ 동생에게 소스를 찍어 먹는 감자 과자를 조금만 나눠주는 욕심 많은 누나를 담은 남매 편 광고가 흐른다. 이제 끝났겠지 싶은데 딥 소스는 상병부터라는 군인 편, 감자 과자를 나눠 먹으며 키스를 시도하는 연인 편 등 줄줄이 8편의 광고가 잇따라 방영된다.

광고시간만 무려 2분. 보통 CF가 15초, 길어야 30초를 넘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초장편'광고다. 이는 광고를 한번 만 보더라도 확실하게 각인시키기 위해 오리온이 채택한 차별화 전략이다. 광고를 접한 네티즌들은 인터넷과 사회관계형서비스(SNS)에 "방송사고인줄 알았다." "먹고 싶다, 정말 기막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오리온은 반응이 좋아 '뮤직캠프'프로그램 등에 추가로 광고를 편성할 예정이다.

광고의 형식파괴가 잇따르고 있다. 광고의 홍수 속에서 시청자들의 기억에 확실히 남기 위한 전략이다. 광고회사들은 광고 초 수에 변화를 주는 가하면 QR코드(바코드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는 격자무늬의 2차원 코드)를 활용한 실시간 매체결합 광고기법을 도입하는 등 광고 형식 차별화 경쟁을 펼치고 있다.

11일부터 방영되고 있는 NHN의 네이버앱 광고는 스타 모델 대신 젊은 세대에 인기가 많은 웹툰을 활용한 경우다. 인기 웹툰 작가들이 광고기획부터 제작까지 직접 참여했다. 네이버에 연재중인 이현민 작가의 웹툰 '들어는 보았나! 질풍기획!'의 캐릭터들이 등장해 네이버앱의 광고를 만들어 준다면서 "네이버, 모바일, 앱이니까 네~앱"을 외치며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등 황당하며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했다. 25일부터는 조석 작가의 웹툰 '마음의 소리'캐릭터가 등장해 지식인 서비스를 소개하는 광고가 전파를 탄다.

LG그룹의 새 브랜드 광고는 TV화면에 "요즘 웃을 일이 없으셨다면 지금 여기를 스캔해 보세요"라는 메시지와 함께 QR코드만 나타난다. 화면 속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흥해라흥 픽쳐스, 컬투쇼 등의 코믹 동영상이 나온다. 이는 LG의 LTE 기술력을 체험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LTE=LG'라는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제작한 것이다.

시각의 시대에 청각을 자극하는 목소리 광고도 눈길을 끌다. 하정우(삼성전자 갤럭시S3), 이병헌(현대자동차), 배철수(애플 아이패드) 등 배우, 방송인들이 얼굴 대신 목소리로만 등장해 개성과 진심을 담아 청각을 자극하는 것. 특히 전문 성우가 아닌 이들이 등장함으로써 친근감을 주면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는 평가다.

제일기획 이문교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는 "TV 시청 시간이 줄어들면서 광고를 단 한번 보더라도 확실히 기억될 수 있고 제대로 설득될 수 있도록 형식을 파괴한 광고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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