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안방에서 벌어진 특허소송에서 애플에 '판정승'을 거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1부(부장 배준현)는 삼성전자가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낸 특허침해금지 등 청구소송에서 "애플이 삼성전자의 통신기술 표준특허 2건을 침해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2건의 특허 침해로 인한 손해액을 4,000만원으로 산정했다.
재판부는 또 애플코리아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금지 맞소송에서도 "삼성전자가 애플의 바운스 백 특허를 침해했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손해액은 2,500만원으로 정해졌다.
이로써 양사는 삼성전자 1건, 애플 2건의 특허침해 사실이 인정됐다. 하지만 내용상으로는 삼성전자가 승리를 거둔 재판이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재판부가 애플의 침해사실을 인정한 특허는 ▦CDMA통신시스템과 ▦패킷 데이터 송수신 방법 및 장치 등 통신기술 표준특허 2건이다. 스마트폰을 만들려면 모두 없어서는 안될 핵심기술인 만큼, 애플은 이번 판결로 큰 부담을 안게 됐다는 평가다.
삼성전자가 침해한 애플의 '바운스 백'특허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터치스크린 이용에 필수적인 기능이지만, 삼성전자가 이미 대체기술을 확보한 터라 큰 타격은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재판부는 '삼성전자가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는 애플의 청구를 기각함으로써, 이번 특허전쟁에서 애플이 최대 공격무기로 삼고 있는 디자인특허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삼성전자가 애플 고유의 모서리가 둥근 휴대폰 외형 디자인을 따라 했다'는 애플의 주장에 대해 "삼성전자의 디자인은 애플과 다른 형태의 심미감을 준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특허침해사실이 인정된 ▦애플의 아이폰3GS와 아이폰4, 아이패드1ㆍ2 ▦삼성전자의 갤럭시S2와 갤럭시탭 일부 제품에 대해 국내 판매금지 및 폐기처분토록 명령했다. 하지만 더 이상 팔리지 않는 구형ㆍ단종제품들이라 실제 피해는 없다고 해당업체들은 밝혔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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