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라이벌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대결은'엘 클라시코(El Clasaico)'라고 불린다. 종목과 국경을 초월해 세계에서 가장 격렬한 라이벌전으로 꼽힌다. 올 시즌 첫 번째 '엘 클라시코'가 24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바르셀로나 캄프 누에서 열렸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챔피언(레알 마드리드)과 스페인 국왕컵 우승 팀(바르셀로나)이 맞붙는 스페인 수페르코파 1차전이다. 관심은 리오넬 메시(25ㆍ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7ㆍ레알 마드리드)의 대결에 쏠렸지만 이날의 주인공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28ㆍ바르셀로나)였다.
4-3-3 포메이션의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이니에스타는 이날 두 골을 배달해 바르셀로나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메시와 호날두는 각각 한 골씩 뽑아냈지만 이날만큼은 조연에 불과했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레알 마드리드였다. 후반 10분 코너킥 기회에서 메수트 외칠의 크로스를 호날두가 머리로 받아 넣었다. 바르셀로나는 1분 후 하프라인에서 하비에르 마스체라노가 길게 내준 패스를 페드로 로드리게스가 골 지역 왼쪽으로 쇄도, 골로 연결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주도권을 틀어 잡고 공세 수위를 높여 가던 바르셀로나는 이니에스타의 현란한 드리블과 칼날 패스로 두 골을 잇달아 뽑아내며 승기를 굳혔다. 이니에스타는 후반 25분 상대 골 지역 오른쪽을 파고 들어가 세르히오 라모스의 파울을 유도, 페널티킥을 만들어냈다. 메시가 키커로 나섰고 왼발로 강하게 마무리, 바르셀로나는 2-1로 전세를 뒤집었다.
7만 5,000여 홈 팬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바르셀로나는 더욱 거세게 상대를 몰아 붙였고 후반 32분 이니에스타와 사비 에르난데스가 그림 같은 결승골을 합작해냈다. 미드필드 중앙을 치고 들어간 이니에스타는 상대 수비수 세 명 사이를 뚫고 패스를 내줬고 뒷공간을 파고 든 사비가 골키퍼와 일대 일 찬스를 놓치지 않고 화룡점정을 찍었다.
'조용한 조력자'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이니에스타는 최근 들어 주연으로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네덜란드와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결승전 연장 후반 결승골을 터트렸고 유로 2012에서는 스페인의 우승을 이끌고 MVP에 올랐다. 31일 발표되는 2012 유럽축구연맹(UEFA) 베스트 플레이어상 최종 후보에도 메시, 호날두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이니에스타의 장기는 볼 컨트롤 능력이다. 사비가'패스 마스터'라면 이니에스타는 '드리블 마스터'라고 부를 만 하다. 양 발의 안쪽 면을 이용한 드리블로 상대를 제치는 '라 크로케타(La Croqueta)'는 이니에스타의 전매 특허다. 스페인 대표팀 동료 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는 유로 2012 대회 중"내가 생각하는 세계 최고 선수는 이니에스타다. 메시나 호날두도 하기 어려운 동작을 그는 경기장에서 아주 쉽게 연출한다"며 이니에스타의 테크닉에 혀를 내둘렀다.
한편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39분 바르셀로나 골키퍼 빅토르 발데스의 실책을 틈타 앙헬 디마리아가 한 골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2차전은 30일 오전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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