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호 태풍 볼라벤이 2002, 2003년의 루사ㆍ매미급에 해당하는 강풍을 동반하는 등 실제위력이 예상보다 클 것으로 보여 많은 피해가 잇따를 전망이다.
기상청은 볼라벤이 수온 28도 이상의 따뜻한 바다 위를 북상하며 세력을 유지해 27일 새벽부터 제주 및 서해안, 남해안 일대에 최대순간풍속 초속50m가 넘는 강풍이 불 것으로 26일 예상했다. 일반적으로 초속 35m의 바람은 기차를 엎어버릴 수 있으며 초속40m가 넘을 때는 사람은 물론 커다란 바위까지 날려버릴 수 있는 위력이라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은 볼라벤이 26일 오후9시 현재 무려 초속 53m의(191㎞) 강풍을 동반해 매미(초속 54m)ㆍ루사(초속 41m) 급의 위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 27~29일까지 경남 전 지역에 100~200㎜, 28일에는 지리산 인근과 경남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최고 300㎜이상의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상청은 볼라벤이 앞의 두 태풍과 달리 서해상을 통해 북상한 뒤 세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북한지역에 상륙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볼라벤이 루사나 매미와 달리 서해상으로 북상 해 우리나라를 관통하는 것 보다는 피해가 덜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피해가 예상되는 제주도를 비롯해 남부와 서해안 지방은 각 지자체를 중심으로 총력대응 체제에 돌입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특히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날 전국 17개 시ㆍ도 교육청에 등ㆍ하교 시간 조정과 휴교 조치를 검토하라는 안내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이날'재난안전대책본부'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비상대책 마련에 나섰다. 제주도는 최근 도내 전역에서 열리고 있는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WCC) 환경대축제 행사를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 잠정 중단하기로 하고 관련 시설물과 배너 등을 모두 철거했다. 또한 모든 농가들에게 태풍대비 농작물 관리요령 지침을 전달했다.
전남도는 이날 여수~거문도, 목포~가거도, 녹동~거문도, 녹동~제주도, 송곡~상정 등 모두 5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을 통제하는 한편 태풍대비 상황판단 회의를 열고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전남 지역은 그 동안 잦은 비로 지반이 약화된 상태여서 또 다시 많은 비가 내릴 경우 산사태나 절개지의 낙석, 축대 붕괴 등의 피해가 예상돼 취약지역에 대한 주민 긴급 대피 방안 마련에 나섰다. 광주시도 태풍으로 인해 27일쯤 강한 비바람이 예상됨에 따라 한국전력 등 유관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상황판단회의를 열고 풍수해 대책마련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한편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 2002년 태풍 루사는 5조1,479억원(역대 재산 피해액 1위), 2003년 태풍 매미는 4조2,225억원(역대 2위)의 재산 피해를 각각 기록한 바 있다.
제주=정재환기자 jungjh@hk.co.kr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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