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이란에서 열리는 비동맹회의(NAM)에 참석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으나 결국 오보로 판명났다.
이란의 인터넷 매체 타브나크는 이날 '김 1위원장이 26~31일 이란의 테헤란에서 열리는 비동맹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전하면서 '김 1위원장의 방문이 북한과 이란의 양국 관계를 강화시킬 것'이란 전망도 덧붙였다.
정부는 즉각 사실 확인 작업에 나서는 등 분주히 움직였다. 만일 이 같은 보도가 사실이라면 김 1위원장이 첫 대외활동지로 이란을 선택한 것이 되기 때문에 전통적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에는 외교적 결례로 비치는 파격적 행보로 평가될 수 있는 일이었다.
보도가 알려지자 일부 전문가들은 양자대화 경험도 없는 김 1위원장이 첫 국제 무대로 40여 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비동맹회의를 선택한 배경에는 그의 개혁ㆍ개방적 태도를 대내외에 보여줌과 동시에 '세계적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는 등의 분석을 쏟아냈다.
또 핵무기 개발 등으로 미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이란과의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향후 있을 미국과의 협상에서 목소리를 강하게 내려는 포석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하지만 북한 정세가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김 1위원장의 외국 방문이 가능하겠느냐는 회의적인 관측도 적지 않았다.
결국 우리 정부가 이란 정부에 김 1위원장의 방문 여부를 확인한 결과 이란 언론 보도가 오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란 관영통신인 IRNA도 이날 오후 김 1위원장이 비동맹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동맹회의 대변인인 모함마드레자 포르카니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란 측이 비동맹회의 참석 대상자를 '북한 지도자'(leader of North Korea)로 언급하면서 현지 언론이 해당 인물을 김 1위원장으로 잘못 해석한 것 같다"며 "북한 헌법 상 대외적인 국가 수반은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맡고 있는 만큼 참석자는 김 1위원장이 아닌 김 상임위원장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역대 비동맹회의에는 김 상임위원장이 참석해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고 김일성 주석도 1965년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열린 비동맹회의에 단 한차례만 참석한 적이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이란 비동맹회의와 관련한 보도를 하지 않았다. 최근 북한 언론이 김 1위원장의 동선에 대해 보도한 것은 25~30일 열리는 청년절(8월 28일) 경축 행사를 직접 주관한다는 내용뿐이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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