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삼성 감독은 19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그 동안 선수들이 자존심을 상한 것 같다. 그래서 잘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은 올해 두산만 만나면 고개를 숙였다. 이번 주말 3연전 전까지 3승11패로 철저하게 무너졌다. 이번 3연전을 앞두고 1위 삼성과 2위 두산의 경기차는 2.5게임. 3연전을 모두 내줄 경우 선두 자리도 빼앗길 수 있는 위기였다.
삼성이 또 당하지는 않았다.
한국시리즈 직행을 위한 마지막 고비에서 선발 타자 전원 안타(시즌 18호ㆍ팀 4호)를 몰아치며 두산에 3연승을 거두고 완벽한 독주 채비를 갖췄다. 두산과의 상대 전적도 6승11패로 만들었다.
삼성은 이날 두산과의 시즌 17차전에서 선발 배영수의 호투와 시즌 팀 최다인 20안타(2홈런)를 몰아쳐 11-3으로 승리했다. 두산전 3연승을 거둔 삼성은 5게임 차 선두로 나서면서 남은 시즌 한 결 수월한 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 반면 두산은 4연패에 빠지면서 2위에서 4위로 내려앉았다.
불붙은 삼성의 방망이는 '사자 킬러'도 당해내지 못했다. 두산은 올해 삼성전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33을 기록 중인 이용찬을 선발로 내세웠다. 삼성 타자들은 이번 시즌 이용찬의 포크볼에 속수무책이었다.
하지만 경기 전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이용찬은 삼성 타자들의 힘을 견디지 못하고 2.2이닝 동안 2홈런 포함 12안타 7실점을 허용했다. 투구수는 75개. 시즌 최소 이닝 투구, 최다 실점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삼성은 0-0이던 1회 2사 1루에서 4번 박석민이 이용찬의 143km의 빠른 볼을 잡아당겨 왼쪽 펜스를 넘기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시즌 21호.
2-0이던 2회 1사 2루에서 1번 정형식의 1타점 우중간 3루타로 도망간 삼성은 3-0으로 앞선 3회 2사 2ㆍ3루에서 8번 조동찬이 승부에 쐐기를 박은 시즌 4호 3점 홈런 등으로 4점을 보태 7-0까지 달아났다.
배영수는 7이닝 5안타 1볼넷 5삼진 1실점으로 역투해 9승(5패)째를 기록, 시즌 첫 전 구단 상대 승리 투수(개인 3호)가 되는 기쁨을 맛봤다.
인천에서는 SK가 김광현의 역투에 힘입어 3-0으로 승리, 3연전 독식을 포함해 시즌 첫 5연승을 질주했다. SK는 3위로 올라섰다. 김광현은 선발 6이닝 동안 1안타 3볼넷 6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6승(3패)째를 챙겼다. 6연패에 빠진 5위 KIA는 4위 두산과 4경기 차로 벌어지며 4강 경쟁의 최대 위기에 놓였다.
부산에서는 롯데가 강민호(1점)와 박종윤(2점)의 홈런포를 앞세워 넥센을 4-1로 제압하고 2위에 자리했다.
대전에서는 한화가 7회말에 나온 이대수의 결승타로 LG를 5-4로 힘겹게 꺾고 2연패에서 벗어났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인천=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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