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이집트 정부 수반으로는 30년 만에 이란을 방문한다. 두 나라는 이집트가 1979년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등 서방과 화해무드를 조성한 반면 이란은 같은 해 이슬람혁명으로 이슬람 종교세력이 정치를 장악하면서 줄곧 국교 단절 상태였다.
19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무르시 대통령은 30일부터 이틀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리는 비동맹운동정상회의(NAM)에 참석한다. 이번 회의에서 무르시 대통령은 1961년 창설한 비동맹운동의 올해 순회의장국인 이집트를 대표해 내년 순회의장국인 이란에게 의장국 지위를 넘긴다. AFP통신은 “무르시의 이란 방문은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고 서방에 대한 높은 의존에서 벗어나 독자 행보를 강화하기를 희망하는 이집트 국민의 정서에 부응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사회의 관심은 무르시 대통령이 회의 참석 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나 종교 지도자들을 만나 국교 정상화 토대를 마련할지에 쏠리고 있다. 그러나 정상회담 성사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집트 관영 메나통신은 “무르시 대통령이 중국 방문 후 곧바로 테헤란으로 이동한다”면서도 정상회담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17일 폐막한 이슬람협력기구(OIC) 정상회의에서 무르시 대통령이 시리아 내전 중재를 위한 연락그룹 결성을 제안하며 이란의 가입을 요구했고 이란도 이를 받아들이는 등 최근 양국의 화해무드가 이어지고 있어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AFP통신은 “양국 정상이 정치적 입지 제고를 위해서라도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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