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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읽어보세요 - 바그너는 위험한가 外

입력
2012.08.1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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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를 위한 변명…나치 꼬리표 떼고 순수예술 거장 재평가

바그너는 위험한가/알랭 바디우 지음

매년 여름 바그너 오페라를 상연하는 독일 바이로이트 축제의 올해 개막작 주인공이 나치 문신 스캔들로 급작스레 물러났다. 바그너가 나치와 가까웠다는 세간의 평가 때문에 바그너의 후손들이 민감하게 반응한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바그너는 수많은 예술가는 물론 철학자들에게도 열띤 논쟁을 불러일으킨 작곡가다. 특히 아도르노를 비롯한 서구 철학자들은 바그너를 총체 예술의 원류이자 순수예술의 종말로 본다. 이에 프랑스의 영향력 있는 철학자인 바디우는 바그너에 대한 재정립을 시도한다. 그는 오히려 바그너를 총체성에서 자유로운 순수예술의 마지막 거장으로 평가한다. 저자가 다른 여러 학자들과 함께 연 바그너 관련 세미나의 자료를 모아 정리한 책으로 슬라보예 지젝의 발문도 흥미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김성호 옮김. 북인더갭ㆍ336쪽ㆍ1만6,500원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관용의 군주' 이면에 숨겨진 냉혹한 실체

불멸의 제왕들/김후 지음

십자군의 침략에 맞서 아랍의 자존심을 지킨 살라딘은 수백년이 지난 지금도 이슬람 세계의 해방자이며 관용의 군주로 칭송 받고 있다. 하지만 살라딘이 훌륭한 인격을 갖춘 것은 아니었다. 십자군의 고통스러운 포위 공격을 온몸으로 막아냈던 전우를 버렸고, 때로는 교활한 작전을 구사해 정권을 얻어냈다.

책은 이 같이 권력을 찬탈하거나 신의를 배반한 지배자들이 왜 훌륭한 통치자로 거론되고 있는지를 묻는다. 혁명의 총아였으나 독재자로 탈바꿈한 나폴레옹, 피로 권력을 쌓았으나 중국 최고의 태평성대를 이룬 당 태종, 냉혹한 찬탈자에서 한 순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덕치를 이룬 현인으로 돌변한 고대 인도의 아소카 등 지배자 12인의 사례를 통해 오늘날 필요한 통치자의 자질과 통치의 방향, 권력의 조건을 제시한다. 청아출판사ㆍ332쪽ㆍ1만6,000원.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말썽쟁이 우리반 꼴찌, 수업시간이 즐거워진 비결은

배움의 공동체 / 손우정 지음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실, 잠 자는 아이가 없는 즐거운 수업,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학교. 일본 교육학자 사토 마나부가 제창한 '배움의 공동체'가 지향하는 것들이다. 그의 제자로 지난 10년간 한국의 초ㆍ중ㆍ고교에 배움의 공동체를 전파해온 저자가 교실 현장 사례를 중심으로 썼다. 천덕꾸러기 신세이던 말썽쟁이와 꼴찌가 즐겁고 당당하게 학교를 다니게 되고, 교사도 행복해진 이야기가 수두룩하다.

배움의 공동체의 철학과 효과를 소개하는 한편, 교사들이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아이들의 배움의 욕구를 되살리는 교사의 말과 행동, 일상생활 소재와 교재를 활용한 실제 수업 방식을 자세히 설명했다.

현재 배움의 공동체를 도입한 국내 학교는 120여 군데라고 한다. 해냄출판사ㆍ252쪽ㆍ1만 3,800원.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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