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자입단대회를 통과한 김신영의 내셔널리그 챔피언 결정전 출전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기원은 아직 면장도 받지 않은 점을 감안해 출전 허용키로 했지만 대한바둑협회는 "입단 대회 통과 시점부터 프로이므로 출전 불허한다" 통보한 것.
아마추어 대회 참가 도중 입단 대회를 통과한 선수가 그 대회에 계속 출전할 수 있느냐는 문제에 대해 한국기원과 대한바둑협회가 서로 엇갈린 유권 해석을 내린 것이다.
대한바둑협회는 14일 2012 내셔널리그 운영위원회를 열어 "대구 덕영팀 소속 여자 선수 김신영(21)이 이미 입단 대회를 통과해 프로 자격을 획득했으므로 챔피언 결정전에 출전할 수 없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내셔널리그는 대한바둑협회 주최로 전국 12개 지역팀이 출전해 전국을 순회하며 풀리그 방식으로 순위를 가리는 대회다. 박강수ㆍ강지훈ㆍ김정선ㆍ김신영으로 구성된 대구 덕영팀은 7월 17일에 끝난 내셔널리그 정규 리그에서 1위를 차지했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 플레이오프 승자와 9월 초에 챔피언 결정전으로 최종 우승자를 가릴 예정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7월 31일에 끝난 여자 입단 대회서 소속 선수 김신영이 프로 입문에 성공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내셔널리그 관계자들 사이에서 김신영의 챔피언 결정전 출전에 대해 논란이 일기 시작했고 특히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상대팀들이 강력하게 출전 불가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으로는 프로가 아마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는 명분론을 내세웠지만 김신영이 이번 대회서 여자 부문 공동 1위를 차지할 만큼 막강한 실력의 소유자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짐작된다.
그동안 세계 대회 출전 예정자가 입단했을 경우에는 대부분 계속 출전이 허용됐다. 김신영과 함께 올해 여자 입단 대회를 통과한 오유진도 아무 문제 없이 16일 중국 뤄양에서 개막한 세계청소년바둑선수권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했다. 그러나 국내 대회에서는 명확한 규정이나 비슷한 선례가 없다. 내셔널리그 대회운영규정에 '대회 도중 군 입대나 입단 등으로 팀에 결원이 생겼을 경우 대체 선수를 기용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으나 표현이 명확치 않아 오히려 논란을 증폭시켰다.
한편 이 문제에 대해 한국기원은 "김신영이 입단 대회를 통과해 프로 자격을 획득했지만 연수 과정을 수료하지 않아 입단 면장을 받지 않았고 아직 프로 기전에 한 번도 출전하지 않았다"며 "내셔널리그가 입단 전부터 진행된 단체전인 점을 감안해 챔피언 결정전 출전을 허용한다."고 유권 해석을 내리고 이를 김신영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원 대구 덕영팀 감독은 "워낙 다른 팀들의 반대가 심했다고 들었다"며 "대한바둑협회의 결정이 불만스럽지만 감수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김신영에 못지않은 훌륭한 선수를 구해서 반드시 챔피언 결정전에서 승리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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