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마지막 인수합병(M&A) 매물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전에 한진그룹이 단독 응찰했다.
대한항공은 16일 KAI 지분 41.7%(4,070만주)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KAI는 1999년 설립된 군용기 분야 방위산업체이자 민간 항공기 부품 생산업체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오랜 항공기 운항 노하우가 있는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대한항공의 KAI인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 현행 국가계약법상 공기업이 매각을 진행할 경우 단독입찰은 무효다. 단독입찰 시 한차례 추가 입찰을 거쳐, 그래도 새로운 참여자가 없으면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된다. 대한항공이 끝까지 남으면 수의계약을 통해 KAI를 거머쥘 가능성이 높지만, 이 경우 매각 일정상 다음 정권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자금 조달도 녹록치 않은 부분. KAI 인수에는 1조4,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한데, 업계는 현재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800% 수준이고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은 상황이라 M&A가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지난 2분기 말 1조원의 현금이 확보된 데다 해외 업체도 투자를 약속해 인수금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특혜시비도 부담이다. 정권 말에, 그것도 경기침체로 제값을 받기 힘든 시기에 굳이 수의계약으로 파는 게 타당하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한국노총 경남본부, 경남도의회, 사천시의회 등은 KAI 민영화 반대 입장까지 밝힌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으로선 KAI 인수시 수직계열화로 인한 장점이 큰 만큼 절대 포기하지 않겠지만 그러기엔 넘어야 할 산도 많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