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제조업체 SJM 직장폐쇄 과정에서 폭력행위 등으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경비용역업체 컨택터스의 행보가 점입가경이다. 폭력 희생자들에 대해 진심으로 고개를 숙여도 모자랄 판에 폭력의 정당성을 강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폭력사태의 진상을 규명하려는 국회의원들과 폭력행위를 비판하는 언론에 대해서는 “부끄러운 줄 알고 반성하라”며 조롱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컨택터스는 자신이 여론몰이에 희생되고 있다며 14~16일 홈페이지를 통해 9편의 글을 집중적으로 올렸다. 이 글들은 표현의 저급함은 둘째 치고 뻔뻔한 주장에 실소를 금할 수 없을 정도다. 이 글들에서 컨택터스는 사태 직후 진상규명에 나섰던 한 야당 여성국회의원에 대해 “국회 정론관으로 그 노조 형아들을 끌어들이지 말라. 국민에 대한 ‘불륜’이다”라고 비웃는가 하면, “(영세한 기사를 쓰는)‘까불이’ 기자들에게 참 저널리즘의 전형을 보여주고 싶다”며 자신들의 입장을 표현할 ‘좋은 매체의 출현’을 기다려달라고도 썼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개정이 논의되고 있는 경비업법을 놓고 “‘종북’세력이 반대하는 법이라면 오히려 반대로 ‘정당한 법’”이라고 주장하는 대목에서는 노동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과거 독재정권이 꺼내들던 색깔론마저 엿보인다.
컨택터스로서는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경찰 조사를 거부하는 것 등 억울한 점이 없지 않을 것이다. 컨택터스가 쏟아지는 비난을 납득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아마도 그들이 저지르던 폭력이 과거 흔히 용인돼 왔다는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요점은, 이제야 제대로 된 법 적용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컨택터스가 자신의 정당성을 설득시키려면 폭력의 피해자들에게 마음으로부터 사과를 표시하는 게 먼저다. ‘용역깡패’를 자처하면서 막가파식으로 철 지난 색깔공세나 퍼붓는 이들에게 귀를 기울여줄 국민은 어디에도 없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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