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6일 법정구속 되면서 김회장과 사법당국의 질긴 악연이 또 회자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20년간 세 차례 구속수감에다 한 차례 불구속 입건되는 재벌총수로는 드문 이력을 갖게 됐다.
1981년 부친 김종희 한국화약그룹(현 한화) 회장 타계 후 29세 나이로 총수 자리에 오른 김 회장은 1993년 외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처음 구속됐다. 회사 계열사가 해외 건설중개업자에게 지급한 수수료를 빼돌려 미국 영화배우 실베스터 스탤론의 호화 주택을 구입한 사실이 드러나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47억 2,000여 만원을 선고 받았다.
2003년에는 김 회장이 서청원 당시 한나라당 대표에게 대선자금 10억원을 건넨 사실이 드러나 불구속 기소돼 3,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김 회장의 가장 괴로웠던 사법 경력은 2007년 3월 이른바 '보복폭행'사건. 당시 둘째 아들이 서울 청담동 한 술집에서 북창동 클럽 종업원들에게 폭행을 당하자 김 회장이 경호원을 동원해 클럽 종업원 4명을 청계산에서 쇠파이프 등으로 폭행한 사건이다. 폭행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 회장은 징역 1년6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는 가 하면 재벌 총수로서는 처음으로 경찰서 유치장에 갇히는 수모를 겪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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